혼자 있기를 권합니다.
[삿포로] 카페 카루메루도 - 1인 손님만 받아요
‘1인 손님만 받습니다’ 선택적으로 손님을 받는 이곳, 카페 카루메루도
스스키노에서 조금 벗어나 5분 거리. 큰 가지 대로에서 살짝 빗겨 작은 골목으로 들어선 오래된 빌딩. 빌딩 입구는 길가에서 살포시 들어간 후미진 곳에 위치해 있고 들어서자 작고 낡은 엘리베이터가 한편에 있다. 덜컹! 올라가다 멈출 것만 같은 오래된 이곳에 문 하나 열면 거미줄 친 창고가 있을 법한 카페 첫인상. 잘 찾아온 건가?! 싶어 다시 구글 주소를 찾아보니 제대로 찾았다. 문을 열고 빼꼼히 얼굴을 들이미니 출입구에 사람이 2명 서 있다. 적막이 흐르는 공기. 직원이 나와 바닥에 빨갛게 쓰여 있는 숫자 3을 가리키곤 소곤소곤 미안하다며 잠시 그 자리에서 기다리라고 속삭인다. 내 뒤에 한 명이 서고 그다음에 온 손님은 카페 안에 서 있지도 못하고 카페 문 밖에 놓인 의자에 잠시 앉아 있으라고 하는데 친절하게도(?) 카페문을 열어 두어 카페 안에서 밖으로 대기줄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뭐지?! 이 분위기. 1인 손님 카페인지 모르고 커피와 함께 이곳 명물 달달한 ‘프렌치토스트’를 먹을 생각에 왔으나 문 앞에 붙여진 ‘1인 손님만 받습니다.’ 안내문으로 전해지는 배타적인 분위기에 자칫 멈칫하고 저 문을 열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게 만든 카페 문 덕분에 의미심장하게 이곳에 발을 들였다. 멈칫한 나를 순식간 이곳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분위기! 오~! 이 반전매력! 고요하고 조용한 시간을 곁에 두고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나와 결이 맞는 카페다! 나와 성향이 찰떡궁합인 카페로 낙점! 탕탕탕!
모두 각자의 시간에 몰입해 있어 두리번거리며 카페 내부를 살필 수 없었지만 1인 카페답게 대부분 혼자 앉는 자리다. 타인과 나란히 앉는 카운터 석을 제외하고 온전히 혼자다. 어떤 이는 벽을 향해 앉아 있고 어떤 이는 창가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있으며 나는 창을 향해 놓인 1인 소파에 앉았다. 모두 혼자 왔으니 서로 나누는 대화가 없다. 모두 고요히 책을 보고나 글을 쓰거나 핸드폰으로 무언가 할 뿐이다. 사람소리가 제거된, 사물소리만 난다. 문 여닫는 소리, 커피잔 부딪히는 소리, 달그락 잔 내리는 소리, 의자 끄는 소리, 째깍째깍 시계 초침소리, 간혹 주문하는 대화가 오가지만 소곤소곤 고요하다. 눈앞에 놓인 예쁜 프렌치토스트. ‘이걸 어떻게 사진 찍나..’ 고민하다 타인의 고요한 시간을 침범할까 싶어 ‘찰칵’ 나는 셔터음을 자체 음소거 해본다. 그리고 한 입 베어 문 맛. 말해 뭐 해 한 맛! 퐁신퐁신, 부들부들, 달달한 데다 레몬의 상큼까지 더한 맛! 게다가 훌륭한 드립 커피까지!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오늘 하루 중 제일 행복한 순간이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다가가기 어색했지만 함께 하니 나와 결이 맞는 카페 ‘카루메루도’
혼자에 익숙하거나 혼자에 익숙해지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고요한 시간을 적막하다 하지 않고 그 시간 흐름에 자기 자신을 온전히 놓고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오는 어른 카페, ‘카루메루도’다.
혼자 온 손님만 받습니다. 카루메루도 카페
https://maps.app.goo.gl/mwsiHyyWPvztd16t5
'카루메루도 카페' 건물 앞 대로변에 있는 '오니얀마 커피&비어' 라테도 일품
https://maps.app.goo.gl/3Z1viq93WiEFsCsi9
오니얀마 라테! 삿포로의 라테는 언제나 좋다!#퇴사 #혼자여행 #혼여 #아줌마_여행 #여자_혼자_여행 #엄마_혼자_여행 #홋카이도 #삿포로 #삿포로_맛집 #삿포로_커피 #삿포로_카페 #삿포로_혼자 #삿포로_책읽기_좋은_카페 #삿포로_글쓰기_좋은_카페 #삿포로_조용한_카페 #삿포로_카루메루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