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네무로 하나마 회전초밥 - 매번 가지만 이번에는 좀 아니었어!
가기 전부터 먹고 싶었던 스시. 온 가족이 날 생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자주 즐기지 못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 먹고 싶은 때가 있다. 갑작스레 떠난 여행. 며칠 전부터 먹고 싶었던 스시. 갑작스레 떠난 여행이라 긴 기다림 없이 해갈이 된다. 전용기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스시 먹으러 일본 간다’ 라 말할 수 있고 ‘앗! 나 부자인가?!’ 한 순간 착각해 본다.
뭔가 굶주렸을 땐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선명하지 않다. 그냥 뭐든 다 좋아. 그러나 어느 정도 욕구가 채워지면 내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선명하게 도드라져 보인다. 잘 먹지도 않는 식재료 굴과 오징어. 그리고 내장. 오늘의 추천 메뉴라 선택했지만 결과적으로 내 취향은 아니었다. 새벽부터 움직인 데다 일본 가서 맛있게 먹을 생각에 공복에 오후 3시나 되어 먹는 첫 끼는 뭐든 오케이였다. 조금씩 배가 불러오니 ‘흠… 굴은 역시 내게 비리고 오징어의 쫀뜩함이 찐득함으로 낯설다. 후쿠오카의 내장 냄비요리도 잘 먹지 않는데 게의 내장을 얻은 군함은 게살이 절반은 있다지만 눈이 질끈 감기는 접근하기 어려운 맛이다. 늘 먹던 잘 익힌 장어에 달큼한 소스를 올린 스시와 언제나 좋은 참치 뱃살, 살짝 익힌 연어가 내 입맛이다. 새로운 수확은 생관자. 20시간 이상의 공복이 아니었으면, 뭐든 다 오케이인 배고픔이 없었다면 도저히 도전하지 않았을 생관자 스시가 내게도 고소한 맛을 낸다. 적당히 배가 고팠다면 내게 맞는 걸 침착하게 골랐을 테고 만족할 만한 첫 끼를 먹었을 텐데 긴 공복이 섣부른 선택을 하게 했다. 만족스럽지 못한데 배는 부르니 허탈하다.
극한 굶주림과 결핍은 진정 내가 원하는 거, 좋아하는 걸 가려버린다. '아무거나'가 되어버리는 선택을 하게 한다. 20시간이 넘는 공복은 내가 원하는 스시를 진정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했다. 스시뿐이겠는가. 회사시절 절대 시간 빈곤자였던 나는 휴일에 대체로 아무것도 안 하고 ‘쉬기’ 바빴다. 쉬는 것도 바삐 쉬어야 하다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적당히 먹고살만해야 ‘내’가 깃든 취향도, 취미도 쌓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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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 간 곳, 그러나 그날은 좀 그랬다. 멀리 가기 싫고 역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때면 언제나 선택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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