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이 아닌 부탁
엄마 : 오늘 학원 선생님이 전화 주셨더라
자녀 : 학원 선생님이요? 왜요?
엄마 : 성적이 조금씩 올라야 하는데 떨어지는 것 같다고
자녀 : 나름 한다고 하는데 그렇네요
엄마 : 너 말고 모두 다 오른다는데!
자녀 : 음.... 그래도 저도 열심히 하고는 있어요
엄마 : 너는 늘 한다고 하는데 왜 너만 성적이 떨어지냐고!. 다른 애들은 성적이 오르고 너만 떨어지면 너한테 문제 있는 거 아니야?
자녀 : 알겠어요....
엄마 : 학원 다니는 게 힘들고 싫으면 지금이라도 그만둬! 하기 싫으면 학원 안 다녀도 돼! 지금 결정하고 선택해. 지금처럼 할 거면 때려치우고. 아니면 하는 것처럼 해 보고. 엄마는 강요 안 한다. 네가 선택하고 결정해.
자녀 : 휴우...... 알겠어요. 더 열심히 할게요.... 그러니까 그만하세요.
엄마 : 엄마는 분명히 너한테 결정하고 선택하라고 했다. 네가 한다고 한 거야. 나중에라도 엄마 원망하지 마라. 만약에 엄마 원망할 것 같으면 지금이라도 그만둬!
자녀 : 알겠다고요.
엄마 : 지켜본다.
어릴 적 부모님께서는 저와 동생이 성적이 떨어지거나, 할 일을 제때 안 하면 ‘그렇게 하려면 때려치워라’, ‘그렇게 할 거면 그만두든지’라는 말을 자주 하셨습니다.
특히 아버지께서는 당신이 보시기에 학교생활을 제대로 안 한다는 판단이 서면 ‘그렇게 다닐 거면 학교 때려치우고 돈이나 벌어라. 때려치우든 열심히 하든 네가 선택하고 결정해라. 나중에 부모 원망하지 말고’고 하셨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자녀들이 부모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행동들을 많이 합니다. 게으름 피우고, 열심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 자녀의 행동을 보면 부모는 당연히 화가 나고 답답합니다.‘이왕 하는 거 좀 열심히 하면 좋을 텐데’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화가 나고 답답한 마음은‘차라리 그렇게 할 거면 때려치워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옵니다.
거기에 더해 ‘지금이라도 다니기 싫고 하기 싫으면 그만둬도 된다. 엄마는 강요 안 한다. 네가 선택해라. 지금도 안 늦었다’라는 애매한 말을 합니다.
이때 자녀가 ‘네에. 저 학원 그만 다닐래요’라든가, ‘엄마 말처럼 공부가 저하고는 안 맞는 것 같아요. 공부 포기할래요’라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그렇게 말한 자녀는 매를 맞들었는지 아니면 폭풍 잔소리를 듣게 될 겁니다. 어쩌면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가 ‘지금이라도 다니기 싫고 하기 싫으면 그만둬도 된다. 엄마는 강요 안 한다. 네가 선택해라. 지금도 안 늦었다’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자녀가 좀 더 열심히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말입니다. 즉 자녀에게 충격을 줘서 반성을 하게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모의 바람과는 달리 ‘그렇게 할 거면 때려치워라’라는 부모의 말은 자녀에게 긍정적인 충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처만 줄 뿐입니다.
부모가 원하는 것을 얻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차라리 부모님의 솔직한 마음을 자녀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는 협박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부모의 협박이 잠시 동안은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지속성은 없습니다.
그래서 협박이 아닌 부모의 솔직한 마음을 자녀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부탁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거면 때려치워라!’
어쩌면 진짜 때려치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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