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 자동차는 222일입니다. 8시간 근무 기준, 1,760시간이네요.
절약하는 방법이 무엇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이제 나는 '먼저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나도 알고 있지만 잘 안된다. 이유는 우리 사회가 우리를 끝없는 소비의 늪으로 끌어가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어디서나 소비를 잘하는 고객님이야말로 최고의 찬사를 받는다. "일시불로 해주세요."는 얼마나 쿨하고 멋진가. 반면에 쿠폰을 내미는 절약은 찌질하고 지질이 궁상이고 꼭 그렇게까지 살아야겠냐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다 보니 절약은 그 자체로 가끔 피하고 싶은 무엇이 된다. 도망치고 싶다. 나도 막 지르고 싶다. 이것이 현대 사회가 자본주의를 이끌어온 힘이다. 우리는 절약에서 도피하여, 지르고, 다시 일한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나는 부자가 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부자는 '경제적 자유'를 가진 사람이다. 일하지 않아도 꽤 오래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사람. 최소한의 일을 하며 내 삶을 의미있게 꾸려가는 사람. 그러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그럼 얼마면 되겠어? 10 억? 100 억?
쉽게 결론을 내기 어려웠다. 다다익선이지. 돈은 그래,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만족이 없는 거니까. 결론적으로 돈이 많다고 경제적 자유는 실현되기 힘들다. 반대로 돈이 필요 없어져야 경제적 자유가 실현된다.
데이비드 소로는 그의 저서 <월든>에서 최소한으로 살아가기에 도전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4평 남짓의 오두막에서 최소한의 가구, 옷, 생필품을 가지고 생활했다. 차나 커피, 버터나 육류는 먹지 않았다. 우리에게 이제 와서 그런 삶을 살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소로가 이 삶을 유지하는 데 일년에 단 6주만 노동했다는 것이다. 1년 중 겨우 6주. 이게 진실인가? 믿기 어렵지만, 좀 과장해서 반년만 일해도 된다고 생각해보아도 기분이 좋았다. 내가 지금 버는 돈의 절반만 벌면 나는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최소한의 삶을 산다면, 얼마나 일해야 할까. 이런 고민들이 이어졌다. 이걸 '미니멀 워크'라고 한다. 적게 일한다는 뜻이다.
취업준비생이 아니고서야 누가 솔직히 출근하고, 야근하는 삶을 동경하겠는가.(그들도 돈이 있다면 그런 삶을 동경할지 의문이다.) 우리 대부분이 이러한 삶을 살고 있는 이유는 '돈'이다. 돈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자신의 성장을 위해 무급으로 일하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굳이 없어도 되는 물건들을 끊임없이 사면서 평생을 노동의 노예로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월든>을 쓴 소로가 우리에게 하고자 한 말일 것이다. 자신이 월 300만원 노동자라고 한다면, 그가 300만원짜리 가방 하나를 사려고, 주말을 제외한 22일 8시간 근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백화점 판매원이 가방을 건네주면서, '이제 이번달 월급은 가방으로 대체합니다.'라고 말한다면 어떨까 생각해보니, 소름이 돋는다. 우리는 자주 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노동시간은 곧 돈이고, 돈은 곧 노동시간을 의미한다.
필요한 물건은 사야한다. 화장지, 세제, 기본적인 옷, 음식을 사지 않고 어떻게 생활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 이상의 물건을 구입한다면 그것이 당신의 노동시간을 대체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다시 한 번 따져보자. 당신의 평균 월급으로 일급과 시급을 계산해보자. 당신이 갖고 싶은 그 물건을 당신의 일급, 시급으로 환산하라.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라. (미니멀리스트의 관점에서)'예쁜 쓰레기'를 나의 노동으로 대체하지 말자. 눈 앞에 놓인 물건에 현혹되어 자신의 미래를 담보잡히지 말라.
소로의 <월든>을 통해 나는 나의 시급과 일급을 계산해보았다. 매달 월급이 조금 다르고, 출근일도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은 낼 수 있다. 물건 가격을 노동시간으로 가늠하는 것은 의외의 절약팁이 되었다. 사도 되고, 안사도 되는 물건을 내 노동으로 구입하고 싶지 않게 되었다. 가방 하나를 얻고 한 달을 꼬박 일해야 한다는 것은 끔찍하다.
물건을 구입하지 않은 돈은 적금통장으로 이체했다. 이 돈이 내가 미래엔 출근하지 않게, 일하지 않게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힘들게 번 돈이니까, 더이상 허투로 쓰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