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서 : 중국 서부 & 남부
- 추천 : ★★★★★
중국은 보통 근교 여행지로 분류가 되지만, 그건 동부 지역의 대도시들에 한정된다. 청두나 시안 같은 중국 서부의 도시들은 비행시간만 4시간이 걸릴 정도로 거리가 멀다. 그러다 보니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중국 서부로 여행을 떠나기 망설여지는 부분이 생긴다. 4~5일의 짧은 기간으로 가기에는 일정이 버겁고, 그렇다고 일주일 넘는 휴가를 온전히 중국에 투자하기에는 아깝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중국 여행을 자주 다녔던 나도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서부 쪽은 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청두 여행을 계획하면서 5일의 일정으로도 넉넉히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나름의 해결책을 찾았는데, 바로 중국 항공사의 경유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다. 불편한 게 많지 않을까 싶었지만 막상 계획대로 이동을 해보니 장점이 많은 것 같아서, 간단한 후기 느낌으로 소개를 해보려고 한다.
이 계획의 첫 단추는 휴가 전 날, 그러니깐 출근을 마치고 나서 어떻게든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나의 경우 회사에서 칼퇴를 하더라도 7시 반은 넘어야 공항에 도착할 수 있는데, 그 말은 즉슨 적어도 9시 반 이후에 출발하는 비행 편이어야 탑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시간대에는 수요가 많은 비행편만 남기 때문에 당연히 원하는 여행지(중국 서부)로의 직항 비행 편은 없고, 베이징이나 상하이, 칭다오처럼 동부 지역의 일부 비행편만 남는다. 이번 청두 여행에서는 중국산동항공 칭다오 경유 비행 편을 이용했다.
인천에서 칭다오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워낙 늦게 출발하였기 때문에 출국심사까지 하고 나면 밤 12시 즈음이 된다. 첫날밤은 칭다오 공항의 에어로텔에서 숙박을 했다. 에어로텔이란 공항 내에 있는 숙박 시설을 의미한다. 가격은 시내보다 비싸지만 공항에서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무리한다면 공항 노숙을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잘 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숙소를 잡았다. (사실 중국 지방공항은 밤에는 인적이 드물어 노숙하기 무섭다) 무엇보다 중국은 대체로 숙박비가 저렴한 편인 데다가 이미 경유 비행 편을 이용함으로써 절약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에어로텔을 이용하는 게 큰 손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에어로텔은 시설 자체는 깔끔했다. 별도의 샤워 시설이 없는 게 불편하긴 했지만, 어차피 잠만 잘 목적이니 감수하기로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샤워실이 있는 룸도 있었지만, 내가 예약을 안한 것이었다;)
다음 날 아침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떡진 머리를 캡모자로 감추고 다시 칭다오 공항으로 향한다. 이 계획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만약 인천에서 청두로 넘어가는 직항 편을 탄다면 선택지가 많지 않아 오후 늦게 출발을 하겠지만, 칭다오에서 청두는 국내선의 개념이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하는 비행 편을 탈 수 있다. 경유를 하면 너무 피곤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침 일찍 공항으로 나오기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어서 오히려 컨디션도 더 좋았다. 게다가 공항에서 한 끼라도 더 현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소소한 가산점이었다.
두 번째 비행 편을 통해 청두 티엔푸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심사는 이미 칭다오 공항에 들어올 때 해 두었기 때문에, 청두에서는 공항을 빠져나오는 시간도 빨랐다. 첫날 계획은 ‘시내이동 - 점심식사 - 체크인(샤워)’으로 세웠기 때문에 미리 동선에 맞춰 숙소를 잡아두었다. 생각보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는 데 오래 걸렸는데 (약 1시간), 그래도 시내에 도착했을 때가 오후 1시 즈음이었다. 에어차이나 인천-청두 직항 편이 오후 3시 출발이니, 직항을 탔다면 아직 인천공항에서 출발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아침 비행기를 타고 도쿄를 갔을 때보다도 시내에 빨리 도착한 것 같다.
이렇게 부단히 이동을 해서 얻는 이점은 결국 현지에서 여유롭게 일정을 짤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날은 맛있는 점심과 저녁을 먹고, 영릉이라는 공원도 다녀오고, 저녁에는 경극도 관람을 했다. 그러면서도 중간에 숙소에서 샤워도 하고, 낮잠도 자면서 여유로운 일정을 보낼 수 있었다. 생각해 보면 이런 일정은 1) 한국에서 충분히 가까우면서도 2) 확실하게 땅 덩어리가 크면서 3) 국내선이 활발하게 운용될 정도로 경제력이 받춰줘야 가능한 게 아닌가 싶었다. 발달된 교통 인프라로 인한 다양한 선택지, 이게 바로 중국 여행의 숨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계획에는 단점도 있는데, 돌아올 때도 같은 항공사를 이용하려면 마찬가지로 경유를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돌아올 때는 다른 항공사의 직항 편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이 경우 경유로 인한 가격적인 메리트는 다소 줄어들게 된다. 이 부분은 각자의 스타일에 맞게 선택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나라면 웬만해선 돌아올 때는 직항 편을 타지 않을까 싶다)
첫 번째 팁.
중국 항공사(혹은 공항)는 경유 비행 편에 대해 무료 숙박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칭다오 공항이 위치한 산동성 역시 해당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중국 현지번호가 없으면 인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확실치 않음)
두 번째 팁.
스카이스캐너에서 경유+직항 편으로 결과를 조회하는 방법은 없다. 필터를 잘 걸든지 스크롤은 한참 내려줘서 원하는 비행 편이 나오게끔 검색을 잘해야 한다. (= 발품을 팔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