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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꺼 Jan 23. 2024

부모님과 함께하는 겨울 제주여행 준비

굉장히 설렁설렁한 겨울 제주 여행 계획서 

- 여행지 : 제주도

- 여행시기 : 1월, 겨울

- 여행동행 : 가족 (60대 부모님, 30대 친형)

- 기타 : 렌터카 여행



1. 설경 


겨울의 자연하면 역시 설경이다. 제주에서 설경을 볼 수 있는 곳을 꼽자면 한라산이나 오름을 오르거나 눈 덮인 숲길을 걷는 방법이 있다. 부모님의 체력을 고려하면 등산은 무리이기 때문에 자동차로 접근을 할 수 있는 여행지 위주로 찾아보았다. 그 결과 1100 고지와 비자림이 레이더망에 들어왔다.


1100 고지는 제주에서 차로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곳이다. 제주 중산간에서 동쪽에는 한라산 정상을 끼고 있어 대표적인 눈꽃 명소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 1100 고지에 편의점이 생겨 라면을 끓여 먹는 게 여행 코스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다만 겨울 제주 여행지를 찾으면 가장 먼저 소개될 정도로 유명세가 높은 곳이라, 아침 일찍 출발하지 않으면 심각한 주차난을 겪을 수도 있다고 한다. 산악 도로를 타기 때문에 사전에 온라인으로 도로 상황을 점검해야 하는 것도 필수.


비자림은 500~800년이 된 비자나무들이 자생하는 숲길로 제주 3대 숲길 중에 하나이다. 나머지 두 숲길은 절물자연휴양림사려니숲길이 있다. 세 곳 모두 제주 동북부에 모여 있어 위치에 따른 호불호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절물자연휴양림은 관광지 느낌이 강하다는 리뷰가 많고, 반대로 사려니숲길은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에는 지나치게 트래킹 위주라는 후기가 있었다. 비자림은 두 달 전에 방문했던 곳이긴 한데 길이 걷기가 좋아서 부모님을 모시고 갈 예정이다. (개인적 취향은 사려니숲길이지만...) 다만 어디를 가든 숲길은 기본적으로 오래 걸어야 하기 때문에 당일의 날씨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2. 온천


겨울의 자연이 설경이라면, 겨울의 액티비티는 온천이다. 제주도가 화산섬이기 때문에 온천 천국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섬 전체가 물을 통과시키기 쉬운 화산암으로 덮여 있어 생각만큼 온천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직접 원천을 굴착하는 방식으로 온천을 파기도 하는데, 제주 전체에 서너 군데 정도의 온천이 있다고 한다.


제주의 온천 중에 가장 유명한 곳은 산방산 탄산온천이다. 국내의 다른 온천에 비해 탄산 성분의 함유가 높아서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일전에 부모님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물이 좋다고 흡족해하셨던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계절도 잘 맞기 때문에 동선만 맞으면 이번에도 방문할 예정이다.



3. 동백꽃


제주도가 겨울 여행지로 적합한 이유 중에 하나가 동백꽃이다. 국내에서 한겨울에 만개하는 꽃이 거의 없는 데, 유일하다시피 한 것이 동백꽃이고 제주도는 남해안과 더불어 대표적인 동백꽃 군락지이다. (다른 겨울 꽃인 매화는 2~3월이다)


동백꽃 군락지를 검색해 보니 제주에만 족히 10군데는 넘게 있었다. 그중에서 전반적인 평이 좋은 곳은 카멜리아힐제주동백수목원이었다. 나 홀로 여행이라면 사람 없는 곳이 1순위이겠지만, 부모님과의 여행에선 어느 정도 규모와 볼거리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두 곳을 고르게 되었다. 두 후보 중에서 동백꽃이 만개하는 시점과 숙소와의 거리를 고려하여 어디로 갈지 정할 예정이다.



4. 겨울 바다

 

겨울이어도 제주 하면 바다를 빼놓을 수 없다. 사면이 바다인데 여행 중에 바다 한 번 가지 않으면 아쉽지 않을까? 다만 문제는 제주의 시린 겨울바람이다. 일전에 강릉 영랑호를 겨울에 방문했을 때, 매섭게 부는 바람 때문에 사진 한 장만 찍고 돌아왔던 기억이 있어 겨울 바다를 가기 더욱 조심스럽다. 


현재 생각하고 있는 여행은 해안도로를 타고 드라이빙을 하거나 해변에 괜찮은 오션뷰 카페를 방문하는 것이다. 특히 카페의 경우 뷰가 좋은 곳은 커피 맛이 없다는 선입견(아니 확신)이 있어서 평소에는 잘 가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커피 맛을 포기하더라도 멋진 뷰를 즐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괜찮은 카페야 제주도에 워낙 많으니 여행 중에 구글 리뷰를 보며 찾아갈 예정이다.



5. 감귤 따기 체험


최근 제주도를 여행하는 많은 사람들이 농장에서 겨울에 제철인 감귤 따기 체험을 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농사, 텃밭 이런 건 어르신들의 Pick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원하시면 한 번 방문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이미 지인분들과 제주도를 여행했을 때 해보셨다고 해서 이번에는 Pass. 다만 부모님께서 엄청 재미있었다고 하니 부모님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이다. 



6. 실내 콘텐츠


설경이고 겨울바다고 모두 좋지만 아무래도 겨울의 추운 날씨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밖에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추울 경우도 대비해서 따뜻한 실내에서 할만한 것들도 알아보았다. 일단 준비해 놓은 건 미디어 아트 전시공간인 빛의 벙커와 따뜻한 녹차를 마실 수 있는 티하우스이다.


빛의 벙커는 실제로 벙커로 쓰였던 공간을 재생하여 수십대의 빔프로젝터와 스피커를 활용하여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일종의 뮤지엄이다. 부모님이 평소에 뮤지엄을 좋아하시는 편은 아니지만, 빛을 활용하는 미디어 아트라는 개념 자체가 신기하기 때문에 한 번쯤 가볼 만하다고 생각이 든다.


두 번째는 제주 녹차를 시음할 수 있는 티하우스이다. 제주도가 국내에선 하동, 보성과 더불어 녹차로 가장 유명하기 때문에 여행 올 때마다 티하우스를 일정에 넣으려고 하는 편이다. 제일 유명한 곳은 오설록 티하우스이지만, 찻집 지안, 올티스, 서귀 다원 등 좋은 티하우스가 많기 때문에 일정에 맞춰 방문하려고 한다. 



7. 제철 음식


음식만큼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친형의 취향에 최대한 맞추려고 한다. 겨울은 어장이 가장 풍부한 시기이고, 제주도는 인접한 남해안과도 또 다른 고유의 어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산물(회)을 제안하려고 한다. 제주도민 사이에서도 최고급으로 불리는 다금바리회, 겨울 회의 대명사인 방어회, 아는 사람만 먹는다는 삼치회를 염두에 두고 있긴 한데 다금바리는 너무 비싸서 방어나 삼치를 먹지 않을까 싶다.


한편 겨울 제주의 제철 음식으로 꿩고기도 유명하다고 한다. 꿩은 여름이 산란기라 맛이 없다가 겨울이 되면 기름기가 최고조가 되어 가장 맛있어진다고 한다. 지난 제주 여행에서도 먹킷리스트에 올렸지만 먹어보지 못했는데,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후순위로 밀려서 먹지 못할 듯하다 (워낙 메이저한 제주음식이 많다)



8. 제주 향토음식


한편 서울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제주도 고유의 향토음식도 도전해 볼만하다. 흑돼지, 고기국수, 접짝뼈국, 고사리해장국, 보말칼국수, 몸국, 자리돔물회, 성게해장국 등 수많은 음식들이 이 카테고리에 포함된다. 개인적으론 안 먹어본 음식을 먹는다는 경험 차원에서 고사리해장국보말칼국수를 추천하고 싶다


다만 입이 4개인 여행이라 각자의 입맛을 통일시키긴 어려워 보인다. 맛집을 미리 정해놓는다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제안하고 맞춰가면서 미식은 진행해보려고 한다. (아무래도 그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참고할 만한 자료

비짓제주 - 겨울에 꼭 먹어봐야 할 제주 음식

비짓제주 - 2022년 겨울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관광 10선

제주에디(유튜브) - 1월 2월 겨울 제주여행 추천 코스 BEST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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