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아 좋아져라, 결명자
뜨거운 물은 당연하고 얼음까지 나오는 정수기가 흔하디 흔해진 시대에, 물을 끓여 먹는 사람이 많이 있을까 싶지만, 그것도 신혼부부가 말이죠. 저는 주간 행사처럼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물을 끓입니다. 저희 집에도 물론 정수기가 있지만, 정수는 물론 매일 끓인 물을 함께 마셔요.
오늘 끓인 물은 결명자 물입니다. 남편이 눈이 좋지 않고, 눈에 무언가 떠다니는 듯한 비문증까지 있어서 끓여주게 된 결명자. 결명자의 뜻이 눈을 밝게 해주는 씨앗이라고 하는 것처럼, 눈에 좋다고 하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지요.
사실 결명자가 눈에 도움이 되는 것 외에도 고혈압에도 좋고, 찬 성질이 있다고 해서 끓여주는 물이에요. 구기자 등과 함께 끓여도 좋다고 하는데, 저는 그냥 결명자 열매만 넣고 20분 정도 끓여서 마십니다. 결명자는 끓이기 전에 살짝 불려서 끓여도 좋고, 마른 팬에 살짝 볶아서 끓이면 조금 더 구수한 맛이 나는데 항상 시간이 없으니까 씻어서 바로 끓여요. 바빠요...^^;
회사를 다닐 때에는 컴퓨터를 오래 보기 때문에 늘 눈이 피로했고, 학교를 다니고 있는 요즘에는, 하루 종일 각종 논문들과 씨름하는 남편의 눈은 항상 혹사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이 늘 그렇듯,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하나라도 더 있을까 늘 그런 마음이니까요. 오늘도, 어젯밤에 끓인 물을 물 병에 잘 담아 집 밖을 나서는 남편의 가방에 넣어줍니다.
어쩌면 사소한 것이지만, 이 모든 것이 사랑한다는 또 다른 표현이고, 오늘도 힘내라는 또 다른 말이고, 늘 응원한다는 마음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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