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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la Jan 31. 2024

애는 착한데 말투만 그래

다른 사람의 말 때문에 더이상 상처 받지 말아요. 

매사 말을 틱틱거리면서 하는 사람 때문에 힘들어서 못 견디겠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랬더니 "애는 착한데 말투만 그러니 니가 이해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속이 깊은 사람이라며 부연 설명을 곁들여줬습니다. 착한 사람인데 말투만 그런거니까 오해하지말고 이해해줘라. 


착한게 뭘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상대방을 위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을 자기 혼자서만 가지고 있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말은 마음을 있는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말을 가만히 듣고 곱씹어보면 그 안에 화자의 숨겨진 의도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아무리 아닌척 해도 별 수 없습니다. 본심은 그게 아니라고 변명해도 이미 뱉은 말에 자신의 생각과 마음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말은 마음과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매개체입니다. 화자가 선택하는 단어뿐만 아니라 목소리의 높낮이, 말의 속도, 말할 때의 시선, 표정 등 수많은 비언어적인 신호들 또한 화자의 마음과 생각을 그대로 전합니다. 


본인 스스로 속이 깊고 좋은 사람이라고 하면서 자신이 내뱉은 말들이 얼마나 무례하고 남에게 상처를 주는지 메타 인지가 되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사나운 말투로 대하는 경우가 가장 안타깝습니다. 말을 내뱉는 순간,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그대로 세상에 내보이게 되는 것인데, 얼마나 부끄러운 말들을 내뱉었는지 스스로 인지가 안되는 사람은 사실 나쁜 사람이 아니라 지능이 낮은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자기의 본심을 오해한다며 억울해하죠. 


저는 '왜 나에게 저런 사나운 말투로 말을 할까?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저 사람의 말을 잘못 이해하고 오해하고 있나?' 하고 저를 스스로 지꾸 돌아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깊은 우울에 빠졌고 매번 대화를 할 때마다 상처가 깊어졌습니다. 아무리 더 잘 해보려고 노력해도 돌아오는 말투는 차갑고 퉁명스러웠습니다. 자신의 본심은 그게 아니라며 네가 피해 의식이 너무 크기 때문에 자신의 말을 잘못 받아들이는거라고 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상처 받지 않습니다. '저 사람은 지능이 낮아 메타 인지가 안되는구나.' 라고 이해하고 그냥 대화를 더이상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동안 제가 상처를 받았던 이유는, 모든 사람이 나와 동일한 수준으로 세상을 인지할 거라는 순진한 착각을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말로 상처 받는 사람들은 예민하고 눈치가 빠르며 문맥을 깊게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표면 아래 숨겨진 화자의 의도를 빠르게 캐치하는 레이더가 남들보다 더 발달되어 있습니다. 선척적인 능력이기도 하고, 어린 시절 눈치밥을 먹고 자라온 경험이 있으면 더 그렇습니다. 상처 받기 쉽고 내성적인 성격이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굉장히 경쟁력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복잡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섬세한 관찰을 통해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고, 진실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또 생각해보면 이런 능력 덕분에 제가 하고 있는 통역 번역 일이 저에게 잘 맞기도 하고, 통역 번역 일을 하면서 이런 능력이 더욱 강화된 것 같기도 합니다. 


말로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다면 지능이 낮은 것이니 안쓰럽게 여기고 멀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가족일수록 최대한 멀리하세요. 나에게 따뜻한 말투로 말을 건네주는 사람들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나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어 '내가 이 사람에게서 진정으로 사랑받고 배려받고 있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만으로 내 주변을 채워야합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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