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창조>는 잘못된 표현?
무려 1,000년 전에 제작된 높이 20m, 폭 40m에 달하는 높은 천장에 그려진 거대한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두 명이 손을 뻗어 손가락을 맞대고 있는 그림으로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인데요, ���� 세계 최대 크기의 벽화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을 미켈란젤로 혼자, 4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시나요⁉️ 또 하나 충격적인 사실은 <천지창조(天地創造)>라는 제목은 일본 번역서를 우리말로 번역해서 생긴 오류이며 “<천장화>”가 맞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미켈란젤로의 고난과 열정이 가득 담긴 대표작<천장화>(천지창조)에 한국적인 요소를 결합하여 패러디 해보았는데요, 바로 <결혼: 천지차이>라는 작품입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을 미켈란젤로의 작품 패러디를 통해 위트 있게 전달하고 싶어 그린 그림인데요, 과연 약 1,000년 전에 그려진 중세시대 작품과 현대 한국화가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요?
미켈란젤로는 르네상스 시기를 대표하는 3대 거장(미켈란젤로,라파엘로,레오나르도다빈치) 중 한 명인데요, 조각가이자 화가이자 시인이자 건축가인 미켈란젤로는 피렌체, 로마 등 이탈리아 여러 지역에 거주하면서 수많은 걸작을 남긴 위대한 예술가로 손꼽힙니다. 그의 작품은 인생의 고뇌, 사회에 대한 부정과 분노,신앙을 미적으로 잘 조화시킨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미켈란젤로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넘나드는 천재였는데요, 조각에서는 <다비드>상과 <피에타>,회화는 <천장화(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건축에서는 성 베드로 대성당을 설계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걸작을 남겼습니다.
*<천지창조(天地創造)>라는 제목은 일본 번역서를 우리말로 번역해서 생긴 오류이며 "<천장화>"가 맞는 표현 !
<천장화>는 시스티나 성당 예배당의 천장에 그려진 그림이며. 구약성서의 아홉개 장면과 300여 명의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높이 13m, 폭 41m에 달하는 천장에 4년 6개월에 걸쳐 혼자 완성 시켰다고 하는데요, 프레스코화의 밑바탕이 될 회반죽을 천장에 바르거나 그림에 사용할 물감을 배합하는 일을 돕기 위해 소수의 조수들만 고용하였을뿐 거의 혼자 작업을 진행했으며, 천장에 그려야 했던 탓에 목,눈에 심한 이상이 생겼고 변덕스러운 교황 때문에 매우 괴로워했다고 합니다.
천장화를 그리기 위해 서서 고개를 뒤로 젖힌 자세 혹은 판자를 세우고 위에 누운 불편한 자세로 혼자, 4년에 걸쳐 대표작을 완성해낸 미켈란젤로의 열정과 고난이 작품에서 느껴지지 않나요?
천장화 중심의 아홉 장면 중 네번째 장면인 <아담의 창조(The Creation of Adam)>는 가장 마지막에 완성 된 장면인데요, 신이 흙으로 아담을 만든 후 코로 숨을 불어넣어 생명체로 만들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근육질 몸이지만 생기 없는 좌측의 아담(인간)과 우측의 역동적이고 육중한 신, 두 에너지가 대비되면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어요.
신은 오른쪽 팔을 뻗어서 생명의 불꽃을 아담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아담은 왼쪽 팔을 뻗어 그 불꽃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둘의 모습은 마치 서로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닮아 있는데, 이는 성서 창세기 1장 26절에 언급되는 “하느님이 자신의 형상을 본떠 인간을 만들었다.”라는 부분을 상기시키는 장면입니다.
손가락 접촉은 신이 흙으로 아담을 만든 다음 코로 숨을 불어넣어 생명체로 만들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데요, 하지만 서로 손가락이 닿지 않은 모습이 보이시나요? 생명을 부여하는 신이 아담에게 생명을 주고 있고, 아담은 그것을 받고 있는 순간의 찰나를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측의 신은 케루빔(cherubim)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신과 천사들을 둘러싼 붉은 망토가 뇌 또는 심장의 단면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아담이 신으로부터 지성을 부여받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주장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케루빔(Cherubim): 그리스도교에서 두번째로 높은 계급의 천사인데, 보통 '아기 천사'의 모습으로 묘사 된다.
<아담의 창조>를 패러디 한 <천지차이>는 원작에서 표현한 좌측 인간의 영역에 명품 가방,향수,꽃신,패디큐어, 부를 상징하는 롯데 타워 등과 함께 있는 여유로운 모습을 연출하여 본인의 욕망이 중요시 되는 현대 미혼 여성들의 관점을 표현하였습니다.
우측 신의 영역에는 결혼을 선택한 여성의 모습을 표현하였으며 ‘결혼은 가족과 가족의 만남’ 이라는 문장을 작품에 대입하였습니다.
신윤복 풍속화에 등장하는 실제 시댁 식구들로 가족 구성원들을 표현했으며 원작에는 천사들이 있는 위치에 대입하였습니다.
제가 태어나던 날, 딸이라던 이야기를 듣고 얼굴도 안 보고 집에 가셨다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어요. 남아선호사상을 표현하기 위해 하늘색 옷을 입은 아기와, 아들을 상징하는 고추가 매어져 있는 금줄을 그려 넣었습니다.
아들을 낳은 엄마는 신과 같은 존재였기에 오른편에 표현하였고 젖병,고무장갑 등으로 결혼 후 아내,엄마로서 역할을 상징하는 소재들로 표현했습니다.
*금줄: 신성한 곳 또는 대상물에 부정한 것의 침입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신성한 대상물에 매달거나 신성한 대상물의 길 앞에 양쪽에 건너지르게 매달아 사용하는 것, 산모가 태아를 출생할 때 사용하기도 했었다. 금줄에는 숯과 고추를 다는데, 숯은 살균효과가 있으므로 면역력이 약한 태아를 보호한다. 또한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기 때문에 어른보다 전염병에 약한 태아에게 부정한 것인 보균자의 전염을 막는 효과도 있다고 믿었기 때문 !
작품 속 손가락이 맞닿는 자세는 신이 아담(인간)에게 생명을 전달하고 있는 찰나의 순간을 담은 자세라고 하는데요, 생명을 전달하는 신처럼 ‘결혼’이라는 매개체를 또 다른 나에게 전달하는 모습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미켈란젤로<아담의 창조>와 "결혼 전과 후는 천지차이더라"라는 문장에서 기인한 작품인 김현정 <결혼:천지차이>는 대작으로 병풍 형태로 이어서 그린 작품으로 가로 길이 4m의 대형 작품입니다.
"패러디"를 통해 원작의 친근한 이미지를 이용하여 작품에 담긴 의도를 쉽게 전달하고자 하였으며 단순히 원작을 흉내 내거나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 되는 작품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상징을 첨가하여 작품의 의미를 재창조하였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결혼:천지차이> 작품은 MBC와 콜라보하여 연기대상 포스터로도 제작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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