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김현정의 내숭- 나를 그리다
나의 초기작들을 소개한다.
어떤 이의 얼굴이나 몸에 밴 습관이 그 삶의 행적을 보여주듯, 지금까지 쌓아왔던 나의 작업들은
내 생각이 자라고 변해온 궤적을 드러내 보인다.
전시를 왕성하게 하고 있는 지금도
세상에 내 작품을 내놓을 때는 떨리고 긴장이 된다.
더군다나 이런 초기작을 내보이는 것은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마치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일기장을 다시 꺼내
읽어보는 것 같은 기분과 비슷하다.
하지만 나라는 사람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어보았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그린 이 그림들은
‘내숭 이야기’보다 더 솔직하고 직설적이라
나의 생각들이 좀 더 쉽게 읽힌다.
그리고 이 작품들은 지금의 내 그림이 나오게 된 밑바탕을
모자이크 조각처럼 형성하고 있다.
지금 보면 어색한 구도도 보이고
붓질이 거슬리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당시의 나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고민하여 만들어낸 것들이다.
그렇기에 부끄럽고 쑥스럽지만
바깥에 내보일 용기를 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작업들을 정리하며 생각을 한 번 더 가다듬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으로 삼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언젠가는 지금 작업 중인 ‘내숭 이야기’도 초기작으로 분류되도록
오랫동안 다양하고 많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