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식 작가님의 한별학교 사진전 오프닝에 다녀왔다.
사진전과 이번에 발간한 책은 모두 에티오피아 한별학교를 위해 기부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재능을 남을 위해서 쓴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일이지만 전시된 사진도 너무 좋았다.
한별학교는 에티오피아에 한국인이 설립 운영하는 학교로 현재 밀알 복지재단이 후원을 하고 있다.
이번에 두 명의 선생님과 한 명의 학생이 초대되어 한국에 왔다.
<한별학교> 책에 현지인과 결혼하여 정착한 한국인 선생님이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국인과 결혼한 사람이 자기 동생이라면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에티오피아에는 손님에게 커피를 대접하는 관습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진전에 온 사람들에게 에티오피아에서 직접 가져온 커피를 대접하는 행사를 준비했다고 했다.
원래 사진에서처럼 연기가 나야하는데 장소가 실내라 연기는 생략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생두를 직접 볶아서 분쇄하는 것 까지는 우리가 마시는 방식과 같다.
하지만 가루를 호리병 같은 곳에 물과 같이 넣고 끓이는 점이 달랐다.
나무로 만들어진 분홍색 마개도 특이했다.
커피를 올려놓고 기다리면서 끓는 지를 수시로 확인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은 느긋한데
정작 만드는 사람은 빨리 되지 않아 신경이 쓰이는 듯했다.
순서를 기다려 커피를 받았다.
에티오피아에서 내가 누린 호사는 매일매일 좋은 커피를 마시는 일이다 - 신미식 작가
글로만 보고 상상했던 커피다.
"슈가?"
설탕을 넣을지 웃으며 물어본다.
대부분 사람들은 커피에 설탕을 넣지 않았지만 현지식으로 먹어보기로 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현지에서 가져온 알갱이가 굵은 설탕을 한 스푼 넣었다.
그리곤 젓지 않고 건네준다.
커피의 맨 위에는 기름기가 살짝 돌았고
향은 볶은 원두의 바로 그것이었다.
입술에 대고 한 모금 살짝 마시니 구수한 향과 맛이 입안을 채웠다.
처음 맛보는 커피 맛이었다.
가라앉아 있는 설탕때문에 마실수록 단맛이 돌았다.
맛이 어떠냐고 주변 사람들이 물어왔다.
"맛은... 맛이 좋네요"
바보처럼 맛이 좋다는 말만 했다.
그 외에는 더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춘천 공지천에 가면 <이디오피아 집>이라는 원조 커피숍이 있다.
커피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오가다 몇 번 들러서 '음... 이런 맛이군' 했었지만
이처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티티는 사람들이 많아서 두어 시간을 서빙해야 했다.
아직 십 대일 텐데...
너무 힘들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 맛에 감탄하면서도 사진을 찍으면서도 왠지 미안했다.
집에 와서 에티오피아 지도를 확인했다.
앞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 또 한 군데 늘어났다.
가보고 싶은 곳의 리스트는 도통 줄지를 않는다.
"자기야~ 같이 갈까?" 슬며시 말해보지만
아내의 핀잔도 역시 줄지를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