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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행자 Aug 31. 2019

세 돌 축하해!!

#11. 사랑하는 딸내미에게 31/08/2019

세 돌 축하해!!

사랑하는 딸내미, 언제 이렇게 빨리 커버렸대?! 벌써 세 살이 됐어! 우와, 정말 신기하다! 작년에 주아에게 축하한다고 편지를 썼던 게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이렇게 세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고 쓰고 있구나.


1년간 많은 일이 있었어. 작년의 편지를 보면 주아의 순함을 찬사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는데, 지난 1년 사이에 우리 주아가 많이 크느라 우리 함께 많이 힘들었거든. (엄마가 가장 힘들었으니 잊지 말고 효도해야 한다~!)


그 모든 일들이 주아가 자라면서 온전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었지. 그래서 엄마 아빠도 여전히 힘듦보다는 감사와 감동으로 많은 일들을 함께 겪어낼 수 있었던 거고.


한국말에 "미운 세 살"이라고 있거든. 소위 "싫어병" 혹은 "1춘기" 정도로 묘사되는 주아가 성장하기 위해 꼭 겪어야 되는 굉장히 중요한 순간들이야. 그 시간을 겪기 시작한 한 해였고, 지금 이 순간도 현재 진행형이란다.


사실 아빠는 미안함이 가장 크단다. 그럴 수밖에 없는 시기인걸 알면서도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하기보다는, 때로는 오히려 아빠가 그냥 더 힘들어하고, 때로는 엄마한테 그냥 떠맡겨버리고, 또 때로는 훈육이라는 핑계로 주아에게 뭐라 하고 그랬거든.


여전히 아빤 많이 부족하고 못났지만, 공부하며 노력하고 있는 엄마 옆에서 하나씩 주워들으며 조금씩 나아지려고 하고 있으니, 나중에 커서 네가 이 글을 본다면 1춘기 자녀를 처음 겪어 보는 초보 아빠였구나 생각하며 이해해주길 바랄게 ㅎㅎ


감정의 기복을 많이 경험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아는 여전히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란다. 늘 웃음으로 반겨주고, 안아주고, 사랑한다 말해주고, 뽀뽀해주고, 그리고 이제는 위로까지 할 줄 아는 너무 이쁜 딸이지.


요새는 엄마 핸드폰으로 가끔 아빠한테 전화도 하는데, 얼마나 즐겁고 힘이 나는지 몰라! 이제 제법 전화로도 대화가 된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주아 목소리는 더욱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웃음이 절로 나거든. 앞으로도 자주 전화해줘~


이 시기가 지나면 우리 주아가 또 얼마나,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지 너무 궁금하다. 아빠 엄마의 실수로 혹여나 조금 좋지 않은 모습이 생기더라도, 우리에겐 서로 사랑하며 고쳐갈 시간이 많으니 계속해서 함께 노력하기로 하자. 그리고 주아의 모습이 어떤 모습이라고 해도 엄마 아빠는 주아를 여전히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할 거고 함께 할 거야.


이번 생일도 풍족했지?! 늘 한결같이 사랑해주시고 챙겨주시는 분들께 잊지 말고 감사하는 주아가 됐으면 좋겠어. 특히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주아가 엄마 아빠보다 더 많이 사랑해드리고 우선적으로 효도하는 아이로 커주길 바라.


엄마 아빠가 뭐라도 더 해주려고 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함께 많이 놀아주지는 못한 하루여서 미안해. 주아 위해서  꾸미고, 선물 사고, 자장면 직접 만들고, 케이크 직접 만들고, 그리고 치우기까지 ㅎㅎ 정말 정신이 없었거든. 이렇게 또 하나 배우는 거 같아. 앞으로는 무언가를 해주려고 쓰는 시간보다, 주아와 즐겁게 함께 노는 시간을 더 많이 신경 쓰도록 할게.


사랑한다. 우리 딸. 우리 함께 계속 행복하자.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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