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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행자 Oct 14. 2019

아빠의 소박한 꿈이 있다면

#14. 언제나 그렇게 가까운 자리에.

"아빠! 일 가지 마!"

"나랑 한 번만 놀고 가~ 제발~"

"그때 일 안 가고 나랑 논다고 했잖아~"

"내가 여기 막을 거야. 아빠 못 나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을 끌어모아 설득하고 협박까지 하며 문 앞을 막아서는 아이를 보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처음엔 사진처럼 웃으며 시작하지만 결국 울음을 터뜨릴 것을 알고 있으니 더 그렇다.

그래도 내심 기분이 좋다. 아이가 아빠를 많이 사랑해 주는구나. 아빠가 그래도 아직은 잘 놀아주고 있구나.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그런대로 잘하고 있다고 확인받으며 칭찬받는 것 같다.


나에겐 아이와 친한 아빠로 쭈욱 함께 성장하고 싶은 꿈이 있다.


지금과 같은 아이의 유년기에는 함께 까르르 뒹굴거리며 즐겁게 놀고, 맛있는 거 해주는 친구 같은 아빠로,


청소년기에는 잔소리하기보단 본이 되는 모습으로 곁에 있어주는 선배 같은 아빠로,


청년기에는 도전하는 많은 일 가운데 함께 논의하고 걸어가는 동역자의 모습으로,


인간관계, 이성 고민, 진로 상담 등 많은 삶의 문제들이 점차적으로 생겨나겠지만 무엇보다 그리스도인으로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들까지 격식 없이 함께 이야기하고 의논하고 나눌 수 있는 그런 아빠가 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본다.


그렇게 아이가 수시로 아빠의 출근길을 막아줬으면 좋겠다. 다른 고민이지만 아빠가 필요하다는 같은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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