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봄바람이 불면

by 권씀

봄바람이 불면 얕은 담 아래를 유심히 바라봐요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민들레가 폈을까 싶어서요


노란 꽃이 지고 나면

어느새 하얀 홀씨만을 남긴 녀석들이

따스한 계절을 수놓고 있을테죠


홀씨만 남겨둔 민들레 줄기를 손에 쥐고

입 안 가득 채운 봄바람을 불면

미처 봄이 닿지 않은 곳까지 닿을 거예요


시린 바람에 가슴을 움켜쥐는 사람들 마음에도

그렇게 민들레 홀씨가 닿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린 계절이 지고 봄바람이 불면

그렇게 온 사방에 봄바람이 불고 나면

민들레 줄기를 들고 홀씨를 멀리 멀리 보낼 거예요


시린 바람에 가슴을 움켜쥐는 사람들 마음에

봄바람이 따스히 자리 잡길 바라면서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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