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불면 얕은 담 아래를 유심히 바라봐요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민들레가 폈을까 싶어서요
노란 꽃이 지고 나면
어느새 하얀 홀씨만을 남긴 녀석들이
따스한 계절을 수놓고 있을테죠
홀씨만 남겨둔 민들레 줄기를 손에 쥐고
입 안 가득 채운 봄바람을 불면
미처 봄이 닿지 않은 곳까지 닿을 거예요
시린 바람에 가슴을 움켜쥐는 사람들 마음에도
그렇게 민들레 홀씨가 닿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린 계절이 지고 봄바람이 불면
그렇게 온 사방에 봄바람이 불고 나면
민들레 줄기를 들고 홀씨를 멀리 멀리 보낼 거예요
시린 바람에 가슴을 움켜쥐는 사람들 마음에
봄바람이 따스히 자리 잡길 바라면서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