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룩한 어둠이 다가오는 시간은 어김없이 다시 왔다
낮의 발걸음을 쫓던 이들은 종종걸음을 하며 집으로 향하고
밤의 자취를 쫓는 이들은 하염없이 어둠으로 파고든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잎 위 맺힌 물방물같은 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저만큼 멀어지기만 하는데
찰나의 노을은 정신을 빼놓을 만큼 아름다워
금세라도 울음이 터질듯한 입술로 다시 배웅을 한다
노을이 지는 시간은 짧아서 아름다운 걸까
아쉬운 마음은 노을을 닮아 그렇게나 일렁이는 걸까
밤이 다가오는 즈음 목이 메인 이들은 오늘도 울먹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