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슬픔을 감춰야 해
진한 화장을 하고서 사람들 앞에 서서
공 여러 개를 집어 들고서 묘기를 부리고
입에 기름을 머금고 불을 뿜어내
사람들은 그저 내 겉모습에만 빠져있지
난 시뻘건 립스틱을 덕지덕지 바르고서 울어⠀⠀
그런 내 모습을 보고서 사람들은 웃고 있네
삐에로가 운다고 하면 손가락질을 해대지
"넌 웃어야 하는 삐에로야. 울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삐에로의 울음을 그 누구도 모를 거야
알 필요가 없는 걸지도 모르겠어
불 꺼진 쇼윈도에 우울을 걸어놓고서
축 처진 입술 위로 새빨간 거짓을 그려
나는 늘 웃어야 하는 삐에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