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지는 날에

by 권씀

꽃잎 지는 날이 오면

나는 마음속에 눌러 담아둔

낡은 기억들을 하나둘 꺼내어

바람에 실어 보내려 합니다


세월이 남긴 흔적은

끝내 지워지지 않더라도

아쉬움과 미련이라는 이름으로

내 곁을 오래 머물게 하진 않겠습니다


작은 바람이 스쳐와도

나는 기꺼이 그들을 놓아보내고

흩날리는 꽃잎 속에서

새로운 길을 마주하겠습니다


때로는 잊으려 애써도

불현듯 되살아나는 얼굴이

밤하늘 별빛처럼 마음을 저미겠지만

그 또한 흐르는 강물처럼 보내겠습니다


꽃잎 지는 날이 어서 다가와

내 가슴의 오래된 울음을 덮어주기를

오늘도 조용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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