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개다리소반

개다리소반은 짖지 못한다

by 권씀

개다리소반은 사시사철 엎드려있다
⠀⠀⠀⠀⠀⠀⠀⠀⠀⠀⠀⠀
컹컹 짖을 수 있는 대가리는 없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개다리소반이라 부른다
⠀⠀⠀⠀⠀⠀⠀⠀⠀⠀⠀⠀
마치 개의 것 같은
안짱다리가 네 개 달려있다는 이유로
대가리도 없는 그것을
사람들은 개다리소반이라 한다
⠀⠀⠀⠀⠀⠀⠀⠀⠀⠀⠀⠀
야트막하게 오금이 접힌 개다리소반은
다리가 네 개나 있지만
제힘으로 오도 가도 못해
사시사철 엎드려 있다
⠀⠀⠀⠀⠀⠀⠀⠀⠀⠀⠀⠀
제 등짝에 무거운 것이 얹혀도
제 다리에 금이 가 곧 부러질 것 같아도
대가리가 없는 개다리소반은 짖지 못한다
⠀⠀⠀⠀⠀⠀⠀⠀⠀⠀⠀⠀
개다리소반은
밥을 얹기도 책을 얹기도 하지만
온전히 밥상으로 불리지도
책상으로 불리지 못해 서글퍼도
대가리가 없어서 짖지를 못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