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잘 지내? 잘 지내.

by 권씀

무너지는 담벼락 아래엔
꽃 한 무더기가 자라나고 있었다


제 딴에는 살아보겠다고
따가운 볕을 피해 서늘한 담벼락 아래
저의 집을 지어 하나둘 결실을 피워내던
꽃 한 무더기였다


잘 지내?
그 한마디를 하러 들른 철새의 눈앞엔
꽃 무더기가 아닌 흙무더기가 있었고


잘 지내.
그 한마디를 하지 못한 꽃은
찢긴 꽃잎 아래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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