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는 깨어 있는 채로 잠을 자는 ‘반구 수면’을 한답니다. 뇌의 왼쪽 반구가 휴식을 취하면 오른쪽 반구가 몸의 기능을 통제하고, 그 다음에는 서로 역할을 바꿔요. 즉,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는 순간에도 꿈을 꾸고 있는 셈이죠. 물론 수면 아래에서 헤엄치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죠. 꿈과 현실의 중간 지점에서 돌고래는 완전한 잠을 잘까요. 아니면 완전히 깨어날까요. 잠이 오지 않는 밤엔 수면제를 삼켜요. 어쩔 수 없죠. 잠을 자야 깨어나 내 삶을 살 수 있으니까요. 수면제를 많이 삼킨 날엔 괜히 불안해요. 잠에서 깨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고 말이죠. 그래서 애꿎은 알람의 숫자를 늘려요. 혹여 늦으면 낭패니까요. 이럴 땐 꿈이 현실이 되었음 하죠. 꿈에선 현실보단 자유로우니까요. 물론 무서운 꿈을 꿀 땐 달음박질치기 바쁘지만요. 돌고래의 반구 수면이 좀 부러워요. 뇌 한쪽은 쉬고 한쪽은 열심히 움직이고, 번갈아가며 꿈을 꾸기도 현실을 살기도 하니까요. 별 수 없네요. 오늘도 그저 수면제를 삼키는 수밖에요. 당신은 오늘도 솟구쳐 올랐나요. 아니면 수면 아래에서 유영했나요. 난 잘 모르겠어요. 솟구쳤는지 아님 잠수를 했는지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