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향 사랑 <섹스를 위한 요가>
힘님 가을바람 잘 즐기고 계신가요?
이렇게 또 새 시즌에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백신 접종으로 여러 가지 걱정이 많으셨군요. 전복죽에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뿍 느껴졌습니다.
접종 후에 사람마다 증상이 달라 약간 공포감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도 잘 해내셨습니다! 저는 10월 초에 맞습니다. 날짜가 다가오니 저도 살짝 초조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혹시 위드 코로나가 될지 어떨지 귀쫑긋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사랑. 사랑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러브스토리를 한 가지 꺼내볼까 합니다.
한 여자애가 있었다. 발랄한 단발펌과 오렌지 컬러의 반팔티셔츠에 블랙진이 잘 어울리는 딸기맛 사탕 향이 날 것 같은 하얀 얼굴의 통통한 여자애. 그 아이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동아리 전시 중이었다. 같은 동아리 친구와 밴치에 앉아 담배를 피며 전시를 지키고 있다. 재미가 없다. 얼른 밤이 돼서 정리하고 술집으로 가고 싶다.
그런데 순간 옆에 녹색과 파란색이 잘 어울리는 이상한 남자애들 셋이 스케이드 보드를 들고 나타났다.
한 명은 콩같이 작고 하얀 얼굴에 비쎡 말랐고, 한 명은 새까만 턱수염과 눈썹 속눈썹도 많아 꼭 일본 꼬마 같고, 마지막 한 명은 갈색디키즈 면바지에 녹색 티셔츠에 엄청나게 귀여운 피아노 가방 같은 걸 들고 있다. 셋 다 잘 생기진 않았지만 뭔가 자기들 세계가 확실한 아메리칸 너드다. 이들이 바닥에 불현듯 종이를 깔더니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블루 라이트 그린 퍼플 바이올렛 스카이 블루 차콜. 바닷속을 그리는 것 같다. 앉아서 멍하니 담배를 피던 여자애는 자꾸 갈색디키즈에게 눈이 간다. 그도 시선이 느껴졌는지 이쪽을 힐끔거린다. 가슴이 두근세근. 그걸 본 친구가 언제나 그랬듯(놀리듯)“내가 번호 따줄까?” 그런다. 평소 같았으면 무시했을 테지만 이번엔 시원스레 “응!”이라고 해버렸다. 놀란 친구는 자연스럽게 번호를 따왔다. 날이 저물 때까지 그들은 꽁깃꽁깃 바닷속을 그렸고 그걸 앉아서 구경하면서 하루가 다 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메리칸 너드들은 서양화과 아이들이라 드로잉 퍼포먼스 중이었다. 며칠 뒤 여자애는 그 갈색디키즈가 너무너무 보고싶어 연락을 하여 교대역에서 만나 자석처럼 철썩! 사랑에 빠졌다.
그 둘은 서로에게 엄청난 시너지가 되어 누가 봐도 똑 닮은 귀여운 커플이 되어갔다. 매일매일 전시를 보고 인디 공연을, 힙하고 이상한 곳을 돌아다니며 서로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들처럼 물고 빨고 수도 없는 인체탐험을 했다. 몸이 달았다. 달아 없어질 정도의 뜨거운 낮과 밤에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꽤 오랫동안 서로의 딸기맛과 사과향에 취했지만 이내 녹아 없어져 버렸다.
시간이 지나 좀 더 어른이 되어서 그들은 서로의 인공 사탕 향을 잊지 못했다. 그때의 공간과 같이 집을 꾸미고 그때의 공간을 자주 찾고 그때의 취향을 짙게 머금고 살아갔다. 서로를 다시 만난 것도, 다시 만날 마음도 없다. 다만 그와 비슷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을 거라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다. 딸기향과 사과향이 부적처럼 몸에 배었다.
우리에게 한 번쯤 일어날법한 순수하고 무모하고도 뜨거운 사랑의 기억.
오늘의 요가
:섹스를 위한 요가
섹스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하여
후굴과 코어 강화
남자나 여자나 섹스를 위해선 허벅지 근육이 아주 중요하다고 합니다. 서서하는 스탠딩 동작들이나 나바아사나와 같은 코어 단련 동작들이요. 골반을 열어주는 모든 포즈들이 도움이 되고요. 그리고 또 신기한 건 우리가 자주 접하는 후굴 포즈들은 정력(기)을 확장시켜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엔 후굴의 꽃이라 불리는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아치 자세)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이 자세가 부담스럽다면 팔을 바닥에 쭉 펴서 엉덩이 옆에 놓고 다리와 엉덩이만 들어 브릿지 자세만으로도 충분히 시원합니다. 정수리를 떼기 어렵다면 그냥 머리를 대고 하셔도 되고요. 우리 몸은 서로 너무나도 다릅니다.
섹스와 요가는 굉장히 다른 듯 느껴지지만 굉장히 비슷한 것 같아요. 코어와 골반이 잘 열려있어야 하고요. 허리 근육도 꽤 필요하면서 호흡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요번에 알게 된 사실은 요가가 성에너지를 강하게 만들기도 하고, 사용하지 않게 조절하기도 한다고 해요. 내가 내 몸을 어떻게 사용할지 알게 되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요가를 조금 더 어렸을 때 시작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의 요인 중 하나가 이 섹스라이프. 그때 알았더라면 얼마나 “더” 즐거운 섹스라이프를 즐길 수 있었을까요?
힘님이 1화에서
누구를 사랑하는 것은 곧 나를 사랑해야 할 수 있다는 얘기. 굉장히 동의하는 바입니다. 이번화에서는 생각만으로도 설레이는 러브스토리로 각자의 연애 기억을 떠올리며 마스크 안에서 살짝 미소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좋다는 가을.
딱 좋은 온도와 바람으로
오늘도 나마스떼~
오힘님의 다음화를 기대해주세요
https://brunch.co.kr/@smart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