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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배쓰 Oct 24. 2021

[요요교환일기] 시즌3 6화

첫 번째 게스트 @mh_stella_hamm [엄마가 되는 것]


힘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지금 자가격리 중이랍니다. 온전히 집 생활을 하며 문득문득 잊고 있던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고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곳 전주는 한옥들 사이사이 얼마나 또 예쁜 단풍이 피었을까 똘랑코티지의 풍경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집니다.


요번화는 저의 첫 게스트인 @mh_stella_hamm 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나는 사랑하는 두 딸의 엄마이다.


조금 극적으로 표현하자면 내 목숨을 내놓을 만큼 사랑하는, 이 세상에 유이무삼한 존재랄까?! 특히, 5살, 2살 딸 들의 잠자는 모습을 가장 사랑한다.

하하.


엄마가 되는 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해야 할까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처음 엄마로서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무엇이든 처음이 힘들듯 무지함과 첫째의 예민함의 콤비네이션은 나는 늘 영혼이 빠져있는 듯했다.


결혼 전,

출근이 늦은 편이라 오전에 커피숍을 들를 때면 유모차를 끌고, 여유롭게 커피타임을 즐기는 엄마들이 참으로 부러웠었다. 여유롭게 아이를 키우며 남편을 기다리며 집안일을 하겠지.... 하며... 그러나,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르듯이 그들은 하루 중 빛의 속도보다 빠른 잠깐의 여유를 갖고 있거나, 아이 때문에 코로 원샷하듯 커피를 마시고 있었던 거라 확신한다. 경험상.


.. 하하.. 어쨌든

  나의 육아, 처음 현실은 정말 헬이었다. 잠 많은 엄마에게 신생아는 너무 힘들었다. 2시간마다 젖을 찾다 못해, 젖양이 부족해 8시간 내내 물리며 울음을 터트린 적도 있고, 왜 우는지 몰라 태어난 지 50일도 안된 아이에게 '도대체 어떻게 하라고!' 소리친 적도 있다. 하루에 2번씩 샤워하던 내 삶은 일주일에 한 번 머리 감고 말릴 틈이 없어 단발머리로 싹둑 잘라버렸다. 당연히 집안일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었다.

내 이쁜이~ 우쭈쭈 거리며 SNS에 사랑 넘치는 육아는 어디에....


나의 첫 육아의 시작은 대강 그러하였다. 엄마라면 이 정도는 웬만해선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첫째는 애지중지! 조금만 보채도 바로 출동 대기조 같은 '엄마'였다.

그렇게 일 년 반을 지내니 내 인생을 다 갉아서 아이에게 주고 있었고, 나는 온데간데없었고, 뭐든 내 일은 내가 혼자 하려는 성격 탓에 난 몸도 마음도 지치고 우울함에 휩싸이게 되었다.


나만의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생에 쉼표(,)가 얼마나 소중한지 몸소 느꼈다. 나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에 대공감을 하며, 정신과와 상담사를 찾아서 나의 상태를 검사하고 진단받았다. 예상대로 심한 우울증이었고 17개월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하기로 했다. 내 자신이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아들이기까지 정말 힘들었던 것 같다.


약물 치료에만 의지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어느 외국 논문에서 정신과 의사는 운동하지 않는 환자는 진료를 해주지 않는다는 글을 읽게 되고 무슨 운동을 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혼 전, 스피닝, 마라톤, 등산 같은 운동을 즐겨했었지만, 친구를 따라 한 요가원 원데이 클래스를 들어보는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시작한 요가를 지금도 하고 있다.

뜻하지 않게(?) 첫째가 33개월이던 때 둘째가 와주었고, 나는 임신기간에도 꾸준히 임산부 요가가 아닌 일반 요가를 하며, (선생님들의 배려가 컸다) 약의 의존 없이 살아가고 있었다. 코로나 이전이라 요가 후 차담을 할 수 있었던 덕분에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시간도 즐길 수 있었고, 때마침 동갑내기 친구들도 만나 커피타임도 가지며 세상 좋은 태교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도 그 시간들에 감사한다.


그렇게 두 딸의 엄마가 되었고, 하나에서 둘은 정말 다른 육아의 세계였다. 아니, 세계이다. (현재 진행형) 특히, 멀티플레이를 지독하게도 못하는 엄마인 나에게 '둘'을 챙기기란 참 쉽지가 않다. 아이를 챙기기도 바쁜데 '나 자신'을 챙기기란 여간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못한다. 늘 티셔츠에 레깅스 차림, 선크림이 나의 치장의 전부이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더 부지런해보려 한다. 조금이라도 더 내 시간을 가지고, 나를 더 꾸며보고,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어보고, 나를 위해, 너희들을 위해. 내가 나를 사랑해야 내 딸들을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기에. 내가 행복해야 그들도 내 행복의 기운을 듬뿍 받을 테니까..


육아에만 매달려 전전긍긍하는 엄마들이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강하다고, 그들의 본능은 더욱더 강하다고 조금은 놓아줘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리고, 아이들의 인생의 '오늘'도 다시 오지 않지만, '엄마'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오늘'이라는 시간도 다시 오지 않음을 되뇌며, 오늘을 살 길 바라고 나 또한 그러길 바란다. 사랑하는 나의 사랑둥이, 두 딸들을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





사랑하는 친구 개동이. 저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둘도 없는 요가 친구의 글을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배가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정말 애가 나오기 직전까지 ‘이래도 되나~’싶을 정도로 강도 높은 수업을 거뜬히 참여했던 강인한 친구입니다. 어려운 시기를 사랑의 힘으로 묵묵히 이겨낸 나의 자랑스러운 친구와 운동이든, 육아든, 삶이든 척척해내고 있는 모든 엄마들에게 리스팩 한 다발 가득! 찬사를 보냅니다!






오늘의 요가

비틀기; 트위스트 포즈

1. 두 다리를 쭉 펴고 앉는다.

2. 한 다리를 굽혀 발바닥을 반대쪽 무릎 옆에 놓고 세운다.

3. 반대쪽 다리도 굽혀 뒤꿈치가 엉덩이 옆에 오게 놓고 눕힌다.

4. 처음에 굽혀 세워놓은 다리를 반대 팔로 감싸 안고 다른 팔은 엉덩이 뒤 바닥을 지지한다.

5. 양 손에 힘을 주며 호흡으로 조금씩 조금씩 단계적으로 비틀어본다.

6. 주의할 점: 어깨가 솟아오르지 않았는지 중간중간 살펴 우아하게 내려준다.


친구와 수도 없이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옆구리가 터질 것 같아”


바로 비틀기를 하고 나서 했던 말인데요.

아이를 등원시키고 지쳤거나 혹은 감정이 왠지 주체가 안 되는 순간. 강한 비틀기에서 멈춰 정말 내가 빨래다!라고 생각하며 호흡으로 조금씩 더 깊은 비틀기로 들어갔다 나오면 스트레스가 머리에서 캐스퍼가 나오듯 삭~ 소멸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처음엔 무작정 숨을 참게 되었다가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는

힘든 가운데에도 모든 건 지나가기 마련이구나 … 숨 좀 쉬어보자. 고요함 속에서 이 시간과 한번 잘 지내보자. 인내해보자….그러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 있습니다.

트위스트는 간단하게 딱딱히 굳은 몸을 풀수있어 너무 좋습니다!


새로운 게스트를 초청해보았는데 어떠셨나요?

즐거우셨길 바라며,


흔쾌히 글을 써준 개동아 고마워

내가 아는 가장 열정적이고 화끈한 여자이자 엄마.

이 글로 너를 표현하기엔 부족하니까 아쉬탕가때 만납시다!


오늘도 나마스떼~






다음 주에는 힘님의 7화를 기대해주세요

https://brunch.co.kr/@smart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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