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4
캐나다에 있다가 리얼밸리 시즌2 제작에 참여하러 미국에 온 지 딱 한 달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살면서 만나보지 못했던 대단한 사람들을 이 시간동안 모두 만난 걸 생각하면 ‘고작’ 한 달인 동시에, 매 순간 느낀 것들을 제대로 정리하지도 못했는데 시간이 이렇게 된 걸 보면 ‘벌써’ 한 달이 지났구나 싶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지금 행복하다고 느낀 적보다, ‘아 그 때 행복했지’ 라고 뒤늦게 느낀 적이 더 많았다. 그런데 지금, 정말 행복하다!!
인생의 터닝포인트 이런 것들도 다 지나고 나서 이름 붙이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이 그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에 오래도록 기억될 순간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고는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라는 타지에서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감정같은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인터뷰를 위해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점을 배우고 공감하면서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 게 가장 큰 것 같다.
‘다름’을 긍정할 수 있는 사회인 동시에 타인에 대한 잣대,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이 곳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커리어를 쌓아오신 한국인들을 끊임없이 만나고 있다.
처음에는 마냥 내 자신과 비교가 되어서 힘들었는데, 이게 제일 쭈구리같은 생각이구나 싶었다. 그들의 겉모습 뒤에 숨겨진 노력과 시행착오는 보려고 하지 않고 그저 멋지다는 말만 던져버리는 거. 그 뒤로는 만나는 사람들을 조금 더 깊이있게 보려고 노력중이다. 앞으로 연재될 콘텐츠에서도 이런 깊이를 보여줄 수 있었으면. 마냥 이 사람 멋져요, 가 아니라 내가 인터뷰 현장에서 느끼던 벅찬 감정들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가장 큰 고민이다.
사실,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앞서 나부터 이 인터뷰 프로젝트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느끼고 있다. 도피성으로 떠났던 캐나다 워홀을 일찍 마무리하고 빨리 한국 돌아가서 깊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부터…나와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나도 따라서 할 일은 앞으로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나…행복, 성공을 판단함에 있어서 온전히 나만의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등.
나와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어도, 그들이 스스로 세운 삶에 대한 기준이나 방식 자체에 많은 부분 감명받고 긍정적인 자극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모든 경험을 가능하게 해준 김태용에게 고맙고, 특히 답답한 부분이 많을텐데 쭉 믿어주고 있는 거…결과물로 잘 보답하고 싶다. 남은 한 달은 더 재밌고 행복한 한 달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