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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디 hyundesign Jan 17. 2024

내가 중심인 삶이 무엇보다 중요해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저자 : 밀라논나) 책을 읽고

어느 날 유퀴즈를 보면서 장명숙 님을 알게 되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70의 할머니인데, 한눈에 봐도 멋지고 기품 있어 보이셨다.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관대함과 삶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하실 때, 진실되고 과장되어 보이지 않는 모습이 좋았다. 그러다 밀라논나라는 유튜브를 알게 되고, 책을 집필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에세이를 보게 되었다. 짤막한 유튜브 콘텐츠로 매일 봐왔던 분인데, 그 안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항상 느꼈어서, 더 깊게 장명숙 님의 삶에 대한 의미와 생각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무엇보다 나를 위해 산다는 대명제를 세우라고. 나의 자식. 나의 남편 앞에 ‘나’라는 한 음절이 붙는 건, 내가 존재해야 자식도 남편도 있다는 뜻이라고. 내가 없어지면 나의 우주도 멸망한다고.
조물주가 나를 만드신 뜻이 분명 있을 텐데 죽었다! 생각하고 도리어 살아갈 이유를 찾아보라고. 그 의미를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분명 희미한 빛이 나타나고 터널의 끝이 보일 거라고.
자신을 들볶지 말고 내 삶의 중심에 자신을 두라고. 그러려면 자신의 어깨에 걸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자신의 요구부터 먼저 알아차려서 들어주어야 한다고. 자신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어 놓아야 타인의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게 된다고. 최선을 다한 거기까지가 자신의 몫이라고.
실패해도 창피해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도전한 자신을 칭찬해 주라고. 쓸데없이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끌어안고 전전긍긍하다 보면 내 어깨에 온갖 궂은일이 얹히게 되는 법이라고.
어려운 청탁을 받으면 자신의 능력으로 가능한지 냉정히 판단하고, 불가능할 때는 담담하고 공손한 태도로 “내 능력 밖이라 호언장담하다가 실수할지 모르니 좋은 관계를 망가트리지 않지 위해서 거절하겠습니다”라고 떳떳하게 말해야 한다고.
자신과도. 남편과도. 시댁과의 관계에도 다 이런 방법을 대입하라고. 처음에는 섭섭해할지 모르지만 그런 관계야말로 가치 있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어떤 관계든 내가 선한 의지를 갖고 행동하면 결국 나쁘게 꼬이지는 않는다고.
타인의 시선, 타인의 평가에 나를 내맡기지 말고, 내 마음부터 따뜻하게 달래주고 품어주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게 하는 에너지를 만들라고. 힘에 겨워 넘어지면 넘어진 채로 잠시 쉬어가고, 주변 산천경개도 구경하며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라고.

이 글은 밀라논나님이 삶을 힘들어하고 있는 자신의 제자에게 해준 말이라고 한다. 이 구절들을 읽으면서 밀라논나님이 지금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거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중심에 나를 두고 나의 내면의 요구와 감정, 원하는 바들을 명확히 알아차릴 수 있어야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거절하는 것도 용기겠지만, 나가 원하지 않는 바라면 명확히 이야기하는 것이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내 자신을 잘 쉬게 하지 못한다. 일이나 성장에 대한 욕심이 많고 그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삶이 내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기에, 삶을 살면서 이런저런 스트레스에 휩싸이고 나를 채찍질할 때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 자신을 달래주고 품어줬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나이를 먹고는 좀 괜찮아졌지만, 4년 전, 3년 전만 해도 나를 들들 볶았던 것 같다. 진짜 나는 힘들어서 조금 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피곤했을지도 모른다. 나 자신을 더 아껴주고 나를 이해해 보려 노력해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또 한 가지는 나는 과거보다 상대방에게 원하는 바를 잘 이야기하게 되었다. 최근에 깨달은 점은 내가 이야기를 잘 하지만, 다소 내면에 화가 있다는 것이었다. 부당하다, 이해가 안 간다, 사람이 이래도 되는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화를 낸 적도 많았다. 그러나 화를 내지 않아도 단호하게 원하는 바를 이야기할 수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어린 마음에는 불쑥 화가 먼저 치밀어 오르는 적도 많았나 보다. 조금씩 온화해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걸림돌을 디딤돌로! 징징거리지 않고 앞으로 전진! 어차피 인생은 후진도 반복도 못 하는 일회성 전진만 있지 않은가.

예전에는 하나를 시작하려고 하면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내면의 허들이 많았다. 지금도 허들이 있지만, 왠지 모르게 포기하면 안 되고 끝까지 나아가 보자. 생각보다 부딪히면 별거 아닌 것들이 많더라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또 현실이 맘에 안 들고 어떤 상황이 맘에 안 든다면, 그것에 매몰되고 멈춰있는 것보다 거기서 어떠한 가능성을 만들어낼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찾아서 하게 되었다. 아직도 주위 나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힘들다며 징징거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멈추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또 그 둘의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하루하루를 살게 하시고 순간순간 누리게 하시며 고통을 평화에 이르는 길로 받아들이게 하시옵소서.

이 글은 라인홀드 니부어의 <평온을 비는 기도> 중 한 구절이다. 예전에 밀라논나님의 유튜브에서 봤을 때도 너무 좋아서 캡처해 두고 친구들에게도 공유해 주었는데, 이 책에도 쓰여있어 너무 반가웠다. 특히 첫 번째 문단의 글들이 너무 좋았다. 인생에서 체념이 아니라 나의 몫들을 긍정적으로 인정할 수 있기를, 포기가 아니라 변화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도전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글 같아 인상적이었다.


밀라논나님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고, 또 후회 없는 도전을 인생에서 경험한 것이 부러웠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저자의 삶에 대한 유연함과 고유함이 너무 아름답고 멋지게 느껴졌다. 그리고 결국 인생은 ‘나’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는 나에게 우주고 그 우주가 사라지면 나는 존재하지 않을 테니, 나 자신은 누구보다 나에게 따뜻하고 예의 있고 관대해야 한다. 유튜브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물질적인 것보다는 역시 마음의 경험들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많은 것을 가지는 것보다 그것을 내가 어떻게 대하고 여기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얼마나 비싸냐보다 얼마나 이 물건이 나의 스토리를 담고 인생을 담고 있느냐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아끼고 절약하며 사는 것에 대해 나의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 이거야 돈 좀 쓰면 되지, 없으면 사자 이런 말을 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나의 행동들을 좀 더 넓게 보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는 화장품 조금이라도 더 쓰고 버린다면, 지구의 쓰레기가 적어지게 될 것이다. 먹을 만큼의 음식만을 먹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꼭 필요한 물건만 사고 굳이 많은 물건을 늘리면서 살 필요는 없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써야겠지만, 최대한 고려해서 사며, 물건 하나도 아껴서 소중하게 다뤄서 쓰는 마음이 필요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밀라논나님은 얼마나 화려한 삶을 살았나 보다 어떠한 마음과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것을 많이 배운 것 같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나지만, 나도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실천해 나가면서 나 자신을 잘 칭찬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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