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싸움.
친구와 크게 다투고 손절당했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내가 침착해질수록 폭주하는 상대.
심장이 두근거리고 아득해지는 정신너머로
또 다른 자아가 소리친다.
" 그래 이제야 너의 본성이 나오는구나.
자 쇼타임이다. 점점 더 강렬하게 너의 본능을
터트려봐... 이게 너의 숨겨진 민낯이구나.
좀 더 너의 진짜모습을 보여줘 봐"
나를 아프게 하는 모든 말들.
나의 상처를 헤집고 들어 오는 모든 말들.
그런데
참 이상했다.
그 잔인하고 잔혹한 말들이 진실되게 들렸다.
나를 향한 원망, 질책, 섞인 그 모든 말들이 진짜
친구의 마음이었다.
자신을 감추기 위해 포장하고, 연기하고,
거짓으로 꾸며대는 멋진척하는 모습이 아니라.
진짜 나를 향한 비난 섞인 그 진실된 말들이
마지막 친구의 모습이어서 좋았다.
비록 나를 이상한 사람취급하고, 최악의 인간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그 모습이어서 다행이었다.
최소한 그것이 마지막 진실된 모습이어서 나는 안도했다.
착하디 착한 연기하는 모습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혼자 골방에 앉아서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나는 절망했다.
그런 친구 앞에서 너무나 침착했던 나!
진짜 내 모습은 무엇이었나.
나는 마지막으로 친구를 지킨다는 이유로 거짓을 연기하고,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친구에게 보인 모습은 거짓으로 꾸민 나였다.
우리는 이 얼마나 모순된 삶을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