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자기야! (自己)
(내가 말하는 '자기'는 '그 사람 자신'을 뜻하는 단어야.)
어제 내 생각 그대로 글 쓰고 나니 마음이 후련해졌어.
무엇 때문에 여태까지 화려한 문체로 글을 잘 쓰려고 노력한 걸까?
어릴 적 나는 나만의 속도와 색이 분명했는데 크면서 다양한 색들과 섞이면서 혼탁해졌던 것 같아.
'이러면 큰일 난다. 이러면 소심하다. 이러면 안 된다. 이러면 사람들이 널 이상하게 생각한다.
이러면 안 예쁘다. 이러면 안 좋아 보인다. 이러면 별로다. 이러면 이상하다. 이러면 조심성 없어 보인다.
이러면 생각이 없는 사람 같다. 이러면 예의 없다. 이러면 멋지지 않다.'
수없이 많은 말들을 타인에게서 들어왔다고 착각했어.
부모님, 친구, 지인, 선생님 등등
그들을 열렬히 미워하고 싫어하며 마음껏 짜증 냈었지.
물론 속으로만.
그러다 갑자기 알게 된 것이 있어.
'어쩌면 타인이 내게 했던 저 위에 있는 모든 말은 나에게 들려만 줬을 뿐, 결국 저 말들을 받아들이고 인정한 건 나였구나.'
내가 그들의 얼굴 앞에 무심하게 손바닥을 들이밀며 "무지개 반사"를 외치면 됐었던 거야.
그리고 내 색깔을 뽐냈어야 했어.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감 있게!
그걸 이제 알았어.
타인이 내게 했던 모든 말들이 결국 내가 다 인정하고 받아들여서 내 것으로 만들었단 걸 말이야.
저 모든 말들을 내 것으로 완벽히 흡수한 뒤에, 나는 내 자신에게 그들과 똑같이 말하기 시작했지.
'너 이러면 안 된다. 너 이러면 별로다.'하면서.
세상에 안 되는 게 어딨겠니?
(물론 사람의 생명을 해치거나 범죄를 일으키는 거 빼고 말이야.)
내가 한없이 작다고 느낄 때 나는 찾아가는 곳이 있어.
(차차 알려줄게.)
그중에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시타의 타로였어.
매일 언제 어디서든 유튜브로 만날 수 있거든.
시타, 그녀는 내게 말했지.
자신의 본성을 찾으라고, 이미 가진 게 많으니 절대 주눅 들어 있지 말라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꺼내라고.
없는 게 아니라 내가 보지 못하는 거라고, 그러니 다 괜찮다고.
나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바라봐주라고 말이야.
한두 번 말한 게 아니었어. 내가 고르는 카드마다 거의 비슷하게 나왔거든.
그녀는 또 말했지.
이제 깊은 깨달음이 와서 내가 똑똑해질 거라고.....
하하하하하
그래서 용기 냈어.
예전에 내가 아름답게 쓰려고만 했던 글은 다 지웠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싶었거든. 꾸밈없이.
진짜 이상하지 않아? 꾸미지 않는 자기 모습이 어떻길래 자신을 그토록 치장하고 싶어 했던 걸까?
글이든 외모든 보이는 모든 것을 통해 말이야.
물론 나도 금방 변하진 않을 거야.
그동안 나와 함께해 준 부정적인 말들과 부정적인 생각들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잖아.
그것 역시 내가 차곡차곡 쌓아 올린 성과이기에, 하나씩 잘 꺼내서 잘 봐주고 보내주려고 해.
걔네들도 미우나 고우나 나와 함께한 시간들에 녹아있으니까.
오늘 내가 치우고 싶은 나의 똥은 내 안에 쌓인 부정적인 말이야.
오늘은 하나만 치워보자.
한꺼번에는 너무 힘들어.
음....
'나는 아직도 부족해. 나는 항상 부족해.'라는 말, 이제는 안녕할게.
"부족해라는 느낌아!
니가 함께 해줘서 내가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채워나갈 수 있었어.
이제는 충만하다는 느낌도 느끼면서 살아가볼게.
그동안 함께해 줘서 고마웠다.
필요해질때 또 만나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