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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혼의 친구 Dec 12. 2023

내가 돌아왔지롱!

안녕! 자기야!  (自己)

(내가 말하는 '자기'는 '그 사람 자신'을 뜻하는 단어야.->이제 이 말은 다음편부터 생략해도 되겠지?^^)


아~너무 오랜만이다! 그치? 

뭐 하느라 늦었냐고?

밥하고 일하고 또 밥하고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할게.


아니, 솔직하게 말하면 바쁨에 취해있었어.

사람들이 만나자고 해도 바쁘다고 안 만나고 

엄마가 얼굴 좀 보자고 해도 바쁘다고 못 가고

한 번씩 연락 오는 사람들도 이제는 당연히 "많이 바쁘지?"라는 말로 물어오더라.

'바쁘다'는 말로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기도 했어.

(쉿! 비밀인데, '바쁘다'라고 하면 뭔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 그렇잖아~)


바쁨에 취해,

나사 하나 풀린 듯 정신없어 보이는 내게

글쓰기 선생님이 책을 권해주시더라.

미하엘 엔데의 <모모> 였어.


근데 무의식에선 반항하고 싶었던지, 첫 장부터 드~럽게 안 읽히더라.

일주일을 방치하다가 어느 날 읽게 된 거야.

책을 받아들인 순간, 

글쎄 이틀 만에 다 읽었어.

그리고 글쓰기 선생님께 독후감을 썼지.

(책에서 감명받은 내용은 마지막에 살짝 적어둘게!)


선생님으로부터 짧은 카톡이 왔어.

"글 쓰다 보면 늘 슬럼프가 생김. 

스스로 컨디션 조절 잘해야 글 쓰기에 성공할 수 있어요.

글쓰기는 혼자와의 싸움이기 때문에... 자기를 다스릴 줄 알아야 한 줄의 글이라도 제대로 쓸 수 있음.

세상에 안 바쁜 사람 없음.

허나 바쁘다고 생각하면 더 바빠지고, 여유를 가지면 여유가 생김.

그게 인생임."


살면서 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 

꼭 누군가 나타나 뼈 때리는 소리든, 위로든 해주더라.

그게 피와 살이 되었어.


오늘 자기는 뼈 때리는 말을 들었어? 아님 했어? 

아무튼 우리는 언제나 주고받고 있으니 멋진 거 주고 멋진 거 받읍시다!


그리고, 

난 이제 안 바빠.

내게 주어진 시간이 풍요롭다고 생각하니 같은 일을 해도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어.

바쁘단 말은 잠시 접어둘게.

안녕! 또 봐~ 자주 올게!



<모모>중에서

“얘. 모모야. 

때론 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어. 너무 길어. 

도저히 해 낼 수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지. 

그러면 서두르게 되지. 그리고 점점 더 빨리 서두르는 거야. 

허리를 펴고 앞을 보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지. 그러면 더욱 긴장되고 불안한 거야. 

나중에는 숨이 탁탁 막혀서 더 이상 비질을 할 수가 없어. 

앞에는 여전히 길이 아득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야.”


내게 글쓰기가 그랬다.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기니 서두르게 되었고 긴장되고 불안했다.

그런 내게 베포 할아버지는 다시 일러준다.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 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일을 잘 해낼 수 있어. 그래야 하는 거야.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도 않아.”


나는 그의 말을 통해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하는 것, 한 걸음 한 걸음 호흡하며 나가는 것!’ 말이다.

내게 어려움이 생기면 언제나 적재적소에 가장 알맞은 해답이 찾아온다. 

마치 책과 공명하는 기분이랄까? 


나는 풍요로운 시간을 살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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