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왜 시작해서리
관중이 아닌 갤러리라고 부르는 이유
요즘 연예인들은 멀티다.
본업인 노래도 잘해야하고 연기도 잘해야하고
입담좋아 연예오락프로에 나가 썰도 잘 풀어야하고
외국어, 수영도 잘해야하고
체력좋아 뛰고 달리고 매달리는 특집프로에서도 진가를 발휘해야한다.
요즘은 골프까지 잘 쳐야하니 멀티가 따로 없다.
얼마 전 짠내골프란 프로그램을 보니 강호동과 이수근이 OB로
인교진과 주상욱이 YB로 대결, 이긴 팀은 스위트룸 호텔숙박과 식사를 제공받고
반대는 역전음식과 더블베드에서 자야하는 대결을 했다.
언제 저렇게 골프레슨에 골프연습을 해놓았는지
비거리도 좋고 최소 투온에 투퍼터로 아슬아슬 버디나 파를 하는 모습이었다.
화면을 보다보니 그들의 팔뚝에 팔꿈치에 스포츠테이핑이 보인다.
부상방지차원도 있겠지만 통증을 줄이기위해 할 때가 더 많다.
본업인 연기와 MC만으로도 먹고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지만
사업확장의 의미일까
섭외되는대로 왠만하면 다 해야하는 업종의 특성일까
보는 시청자들은
" 자기돈내지않고 치니 좋겠다~" 싶기도 하나
취미가 일이 되는 순간이다.
아파도 해야 하는 게 일
그나마 골프가 재밌으니 즐거운 일이겠다.
파~
우리의 영원한 아버지상이었던 최불암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
바로 파~다
정해진 골프룰에 따라 제 타수대로 들어가는 그 파를 위해 그보다 하나 더 줄이기위해
그보다 하나 더 더 줄이기위해
옆구리살이 전혀 빠지지않는 골프연습을 주구장창하고있지만 줄어들기는 커녕
옆구리살마냥 늘어나고 있다.
어쩌다 잘 맞는 날, 기분좋다
그런 날은 거의 드물다.
존경하는 어느 목사님의 설교예화에서
회개를 제일 많이, 제일 빨리하는 운동이 바로 골프라는데 회개후 달라지냐 그건 또 아니다.
어느 때는 후회에 자괴감에 거친 표현도 나돈다.
" 이렇게 쳤어야했는데..아이쿠...오른쪽을 더 봤어야했는데...아이쿠...이렇게 아이쿠...빗맞았어.
뒷땅쳤어. 에이, 에잇!"
그렇게 골프는 회개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잘 맞는 순간의 쾌감과
땡그랑...11센티가 채 되지않는 홀안에 쏙 들어갔을 때의 쾌감
그리고 4시간동안 함께 동반한 지인들과의 이런 수다 저런 수다
골프를 잘 못치는 이유가 100가지가 넘는데
골프를 치는 이유도 100가지가 넘는 것 같다.
골프는 돈 있는 사람만 치는 운동이라고 여겼다.
돈 있는 사람만 치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다.
골프클럽 장비는 둘째치고 이동차량이 꼭 필요하다.
경차로는 갈 수 없다.
등산하면 바로 등산복을 사야하고 운동에 꼭 맞는 옷을 입어야한다란 생각에
골프브랜드 옷을 사보지만 가격이 만만치않다.
한 캐디분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 골프는 남에게 보이기위한 운동이잖아요. "
오래 전 상사가 퍼팅인가 아이언인가 모를 자세로 스윙연습을 하고 있길래
지나가는 말로
" 골프연습하세요?"
라고 물었는데 그 상사, 아주 기분좋아하며 어깨를 두드려주었던 기억이 있다.
" 내가 골프치는 것 어떻게 알았어?"
그게 칭찬받을 일이었을 정도로 과거, 골프는 높은 양반, 돈있는 양반들이나 하는 운동이었다.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이 좁은 땅덩어리에 골프인구는 1170만명으로 다섯에 한 명은 골프를 친다고한다.
1천만명의 골프인구
캐디피도 오르고 코로나로 더 오른 그린피를 감안하더라도 오고가고 차비에 밥값까지해서 10만원정도의 라운딩이 요즘은 20만원은 기본, 기름값까지 주고나면 25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것도 물론 평일 기준이다.
그것도 내기를 하지않을 때의 경비다.
동반했던 캐디분의 증언(?)에 따르면
눈 앞에서 700만원이 왔다갔다하는 내기장면에 간떨리고 손떨렸다는데
그 정도면 운동이 아니라 도박에 가깝다.
남들은 둘째치고
하루 일당이 25만원이 안되는데 골프를 치고 있다는게
그것도 잘 맞아서 쭉쭉 뻗어나가는 희열을 느끼지못할 때
이거 운동맞나? 자문하게 된다.
재미로 시작한 취미치고는 유지비가 적지않은데다 노력해도 안되니
내려놓을 때가 된 듯하다.
스코트랜드에 시작되었다는 이 골프는 전쟁중에 골프클럽을 주었다치면
군인의 정신은 바로 무장해제, 총대신 골프에 빠질만큼
재밌는 매력있는 중독성있는 운동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작 당시에도 왕가에서나 누렸던 고급 스포츠였고
아무리 작아도 5000m2은 되는 공간을 소수의 인원만 즐길 수 있었다.
심지어 외부인이 보지않도록 러프를 만들었고
때문에
테니스와 골프만 유독 관중이 아닌 갤러리라고 부르는 이유가 거기 있는 듯 하다.
플레이어와 비플레이어간에는 분명한 거리가 있음을 깨닫게해준다.
골프운동...
갤러리였을 때는 규칙을 몰라도
감탄사가 대부분이었는데
직접 해보니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기위해 돈을 내나..싶은게
이노무 골프는 왜 시작해서리 혀를 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