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원썸 Jan 16. 2024

사랑이 밥먹여주나

성난 사람들, 에미상수상을 축하하면서


에미상 미니시리즈부문에 한국의 이성진감독이 만든 성난사람들이 8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넷플릭스에서 이 '성난 사람들'의 1화를 보고 뭐 이리 재밌는게 다있어 혼잣말이 기억나고

1화부터 10화까지 질주하느라 힘들었던 것도 기억난다.


제목은 성난 사람들인데 시청자는 너무 재밌는 블랙코메디다.


영화 미나리에서 주인공인 스티브연, 

병아리감별사란 직업 그리고 넓은 밭에서 뭔가를 해내고픈 그의 의욕

솔직히 이해, 공감이 되지않아

내가 이해도가 떨어지나싶었다.

"기대보다는 스토리에 큰 감흥이 없습니다. 연기는 잔잔합니다...." 란 누군가의 리뷰를 읽고나서야

나만 무덤덤한게 아니었네 안심이 되기도했다.


영화의 작품성, 내용보다 스티브연의 연기와 그의 영어가 인상적이었다. 

태어나기는 한국이지만 5살이란 어린 나이에 이민가 모국어가 영어일 가능성이 높은 그의 한국말 특히 뉘앙스가 상당히 자연스럽다.

영어를 너무 잘한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력을 보니 한국말을 잘한다라고 칭찬하는 게 나을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5살의 나이는 자기 모국어가 정해지지않은 때다.

미국에서 두 부모님이 한국말을 늘상 쓴다고해도 현지에서 적응하기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였을텐데말이다.

아무튼 두 개이상의 언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한다는 것에 박수다.

배우로써도 엄청난 잇점이겠다. 



영화 성난 사람들

시작부터 강렬하다

대니, 세상살기가 죽기보다 힘들어 

자살을 기획하던 중 일이 꼬여 죽기는커녕 비싸보이는 뒷차가 빵빵빵

조금 전 자살하려고 했던 사람이니 무엇이 두려울까

심지어 자신을 앞지른 그 뒷차의 차주 에이미는 세 번째 손가락을 날리며 또 죽으라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두 사람의 인연은 악연이 되고 인연이 된다.


대니는 되는 일이 없다. 돈줄이 막혔다. 변비보다 더 심한 돈가뭄에 숨이 턱턱 막히는데

남동생은 아무것도 하고싶지않다. 형은 생활이 안되어 전전긍긍인데

동생이란 사람은 알게 뭐야,베짱이처럼 놀고 있다.

그 와중에 이성에 대한 관심, 그것도 예쁜 여자에 대한 관심은 상당하다.


대니에게 한 방 먹힌 에이미는 대니의 동생에게 위장접근해 작업을 건다.

픽션이니 그 과정은 매우 자연스럽고 이후의 과정은 생각처럼 파국이고 생각과 다른 파국이다.

에이미는 겉으로는 먹고 사는 성공한 사업가이나 행복을 즐기고 누릴 여유가 없다.


그 녀의 목에 빨대를 꽂은 이, 남편이다

아티스트라서 일은 못하겠고 대신 아이는 케어할 수 있단다.

그런데 그의 작품은 에이미가 보기에 그저 그렇다.

심지어 시어머니도 " 내 아들은 아티스트가 아니다" 라고 고백한다.


자신이 성공하기위해 그 성공을 유지하기위해 얼마나 힘들고 애태우는지

남편은 모른다.

"난, 아티스트야"

아내가 벌어다 준 여유로움

하고싶은 창작만 할 수 있으니 마냥 행복할 것 같은데

이 남편도 아내의 인정을 받지못하고 자존감이 떨어지니 행복하지않다.


대니에게는는 한 때 사랑했던 여자가 있다.

다른 남자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고 있는 그 녀와 해후하게되고

그 장소가 교회다.

교회의 일을 맡으며 자연스럽게 예배와 찬양을 드리는 대니

처음엔 어색했지만 어느 순간

주여 나 좀 살려주세요 애원한다. 그 간절함이 연기인지  실제인지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는 부분이었다.


사랑했던 여자는 행복할까싶었는데

그 남편, 찌질의 대명사다.

그녀는 행복하지않다.




성난 사람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과 거리가 멀다.

나이스 카

나이스 하우스

나이스 잡

나이스 패밀리

무엇하나 부족할게없는 부유함에도 공허함이 있고


푸어잇셀프

가난과 고군분투하며 누가 봐도 힘들겠다고 생각되는 부류역시 그 돈때문에

행복하지않다.


한 쪽은 많아도 채워지지않는 게 있고

한 쪽은 돈만 있으면 채워지는 그런 행복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돈이 많으면 행복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돈걱정이 제일 쉬운 걱정이라고 하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돈만 있으면 해결될 문제와 싸우고 있는가


대니의 첫사랑,  그 녀는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경제적 어려움없이 살고있음에도

찌질한 남편은 그 녀에게 행복이 아닌 눈물을 선사한다.

과연 사랑하는 대니와 결혼했더라면 그 녀는 행복했을까

첫사랑이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대니의 가슴이 찢어진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겠다.


-차라리 가난한 나와 결혼했음 지금보다는 행복하지않았겠니?

-그래도 따뜻한 집에서 돈걱정없이 살게 해주는 남편이 더 나은거야 나랑 결혼했음, 돈도 없고 가오도 없어

사랑이 밥 먹여주니


첫사랑이 울고 있는 모습을 보는 남자

그 남자앞에서 울고 있는 첫사랑


누가 더 불쌍한 사람일까




사랑의 유효기간을 연구조사한 기사가 눈에 띈다.

일명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 사랑에 눈이 멀었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약 3년이라고 한다.

한국말도 눈이 멀었다지만 영어도 blind by love라고 표현하는 걸 보면

사랑은 눈으로 하는 게 어느 정도는 있나보다.


케바케이겠지만 사랑의 유효기간 감속도 여자가 더 빠르다고 한다는데 그렇다면

"결혼은 남자가 더 많이 좋아해서 하는 게 살기편하다" 란 말은 무슨 뜻일까 의아스럽다

 


너만 보여, 사랑해가 3년

연애가 슬슬 권태난다싶으면 결혼하고

결혼생활이 슬슬 권태날 때 아이를 낳고

또 슬슬 권태가 날 때 아이가 사춘기,

그 사춘기기간은 부부가 합심하여 자녀들로부터 지키다보니 전우애가 발동한다.

" 우리가 저 아이들의 질풍노도-사춘기로부터 우리가 버텼어. 선방했어..."

그러다 봄 어느 새 중년. 황혼

이혼할 이유를 찾자면 수도 없이 많지만 함께 살아야 할 이유는 더 많아지는 때다. 



사랑이 밥먹여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함께 밥을 먹다보니 

있던 사랑도 가끔은 깨지고

없던 사랑도 가끔은 생기고

사랑도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한다.


드라마속의 어긋난 사랑을 보고있자니

너는 이 사람

너는 저 사람으로 엮어주고싶으나

그러자니 또 누군가는 울어야한다. 


사랑의 신 큐피드도

요술램프의 요정인 지니도

사랑의 화살만큼은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남겨두자.





 








작가의 이전글 세살버릇과 세살의 기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