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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tgoodforme Jul 06. 2019

예술계 인터뷰 - 2

우당탕탕 인터뷰이 구하기

시각디자인학과에서 과제를 하다 보면 발표를 정말 많이 하게 됩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교수님께 거의.. 한 달 동안 매주 기획 발표를 했던 것 같아요.

(발표를 많이 한다고 잘하게 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늘 떨리더라고요..마지막 기획발표때는 시간을 지키지 못해서 중간에 발표가 중단되기도 했었습니다..)



아래는 발표의 내용을 일부 가져왔습니다.

"저는 이러한 순서로 진행을 할 예정이고요, 텀블벅에 올리기 전인 '문제 확인'단계를 위해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인터뷰 대상은 작가와 예술인, 기획자와 큐레이터, 사용자(관람객)이며 약 15명~20명의 분들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래는 인터뷰 예상 질문입니다. 이것은 간략하게 발표를 위해 작성된 질문입니다."



글을 쓰려고 정리하고 보니 이 일정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정이었습니다 ^^

"예상 일정은 이러합니다. 인터뷰는 5월 말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문제,

아래의 선택지 중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 번호를 적어주세요. (3점)

1. 5월 말까지 인터뷰를 모두 끝마치겠다는 일정 

2. 인터뷰이를 15명~20명을 구해보겠다는 계획

3. 4월 23일 ~ 5월 31일까지 15명~20명의 인터뷰이를 모두 인터뷰하겠다는 계획

4. 전부 다 (정답)


이제와 보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정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프로젝트만 하는 것도 아닌데, 인터뷰를 하겠다고 결심한 시점부터 5월 말까지 15명~20명의 인터뷰이를 모두 인터뷰하겠다는 일정이.. 불가능이었죠. 그리고 인터뷰이를 15명~20명 구하는 것도 자신 있게 발표는 했으나 막막했습니다. (무슨 정신으로 저렇게 계획을 짠 건지..)



각설하고,

인터뷰를 하겠다고 다짐했으니 인터뷰이를 구해야 했습니다. 어떻게 구하면 될까요? 저는 아는 작가, 큐레이터를 비롯한 기획자, 딜러분들을 알지도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열심히 머리를 굴린 결과 맨땅에 헤딩을 해보자 했습니다. 이런 거 잘하거든요. 맨땅에 헤딩, 일단 한번 해보자! 이런 거.



1. 큐레이터, 기획자 및 예술 전시 관계자 컨택하기

가장 막막했습니다. 정.말.로 연락해볼 수 있는 분들이 아무도 없었거든요..

'맨땅에 헤딩'을 하기로 했으니 일단 구글 검색창에 '큐레이터'라고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그러면 나오는 기사와 칼럼을 비롯한 여러 글에 큐레이터분의 성함이 있어요!! 이 방법이 좋았던 이유는 저와 같은 생각으로 전시를 바라보시는 분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기사나 칼럼에 의견을 남겨주셔서 제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성격과 잘 맞는 분인지 아닌지 알 수 있었죠. 그렇게 찾은 큐레이터님의 성함을 검색해보기도 하고, 평소 좋아하는 전시장에 계신 큐레이터님이나 전시기획자분의 메일을 구글링 해보기도 하고요. 전시장 홈페이지의 contact나 info메일로 인터뷰의 의도를 밝히고 해당 전시장의 큐레이터님이나 기획자분의 연락을 기다리기도 하였습니다. 



2. 작가 컨택하기

전공이 미술인 지인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적절한지, 과연 잘 될지(?), 터무니없는 계획은 아닌지 검증하기 위해 저의 멋쟁이 친구를 찾아가서 기획서를 보여주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될 거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 작가님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작가님들을 컨택할 때는 SNS가 확실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대중들과 소통을 하는 것을 중요시 여기 시는 작가님들이 많아서 작업 과정을 올리기도 하고, 전시장의 SNS에 태그 되어있는 작가님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프로필에 컨택 메일을 남겨두셔서, 그분들께 요청 메일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3. 관람객 컨택하기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데 가장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전공이 디자인이다 보니 주변에 전시 관람을 즐기는 친구들이 많아서 찾기 쉬울 줄 알았죠. 이때, '전시를 좋아하고 잘 보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아닌 사람들도 인터뷰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객관성을 얻기 위해 전시 보는 것이 쉽고 재미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전혀 미술과 관련이 없는 직종 및 전공을 가진 사람들, 전시 보는 게 너무너무 어렵고 낯선 사람들 등 전시와 예술계와 거리가 먼 사람들도 인터뷰를 해야 했습니다. 또한 SNS 인증샷을 찍는 데에 치우쳐진 전시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만큼, SNS로 부터 전시 정보를 얻거나 SNS에 그 인증샷을 올리는 사람들도 찾아봐야 했죠. 




결론은 그 어떠한 인터뷰이 찾는 과정도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무작정 연락을 드리는 게 무례하다는 것을 알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그리고 정말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파헤쳐보고 싶다는 생각에 결례를 무릅쓰고 '이래도 되는 걸까..'라는 조마조마함을 담아 최대한 자신 있게 인터뷰 요청 메일을 드렸습니다.


그리하여 각종 SNS의 메시지, 메일, 전화를 포함한 연락 수단을 통해 약 25분께 인터뷰 요청 메일을 드렸습니다. 대부분은 본인의 한 의견이 '책'이라는 매체에 담기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셨고, 어떤 분은 하시는 일이 많아 힘들다고 하셨고, 어떤 분은 이 프로젝트를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그래도 프로젝트의 성격을 이해해주시고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은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두서없고 무례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 요청에 9분께서 응답을 해주셨습니다!! (짝짝짝) 

우당탕탕 인터뷰이 구하기.. 이와 같은 과정으로 작가님, 큐레이터 및 기획자, 갤러리 딜러인 전시 관계자분들, 관람객(사용자)의 카테고리별로 세 분씩을 모실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 책에 들어갈 통계 자료를 쓸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대학내일 20대 연구소'도 있었죠 :)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인터뷰 질문지는 아홉 분 모두 개별 작성되었습니다. 인터뷰이를 각각 조사하였고 하시는 일, 경력, 소속 등에 따라 인터뷰 내용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포토존 위주의 소비적인 전시 실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공통 질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른 질문을 작성하여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까지만 해도 인터뷰가 어떻게 진행될지 설렘으로 가득했죠. 

과연 인터뷰 진행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음 편 예고]

예술계 인터뷰 - 3 : 첫 번째 인터뷰


https://tumblbug.com/art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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