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바샤, 케냐
올레는 마사이어로 ‘진짜 남자’라는 뜻으로, 여기 나이바샤에 진짜 남자 조세프가 있다. Hell’s gate N.P., Gorge 에서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조세프는 이 일을 한지 3년이 되었다. 태어난 곳은 에티오피아 국경에 접한 작은 마을이고, 자신이 태어난 그 마을을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한다. 그는 어쩌다가 나이바샤로 흘러 들었을까.
17살, 군대에 입대한 후 2년의 훈련을 거친 그는 4년간 시에라레온을 시작으로 수단 다르푸르, 소말리아 모가디슈,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이름만 들어도 전쟁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나라에서 군작전을 수행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세달 간 씻지도 못하고 지내다 비가 오면 추운 날씨에도 옷을 벗고 바들바들 떨며 몸을 적셨고, silence operation 수행 중 사람들의 목에 칼을 들이댈 수밖에 없었다. 수단에서는 자신을 포함한 10명의 군인이 트럭을 타고 있었는데 날아오는 포격탄을 감지하고는 창 밖으로 몸을 날리고 보니, 나머지 9명은 사망하고 본인만 살아남았다. 후에 달려오는 차 운전자의 팔에 총을 겨누고서야 원하는 장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언젠가는 지뢰밭에서 동료가 하반신을 잃었다. 그래도 본인은 운이 좋았다며 보여주는 옷깃에 감춰진 왼쪽 팔 안쪽의 뼈가 요상하게 튀어나와 있다. 그는 왼쪽 팔을 온전히 펼 수가 없다.
각종 전쟁을 경험한 그는 어느샌가 정신이 미쳐버렸고 이름, 고향, 가족 어느 것 하나도 기억할 수가 없어 나이로비로 돌아왔다. 몇 개월의 병원 치료를 받고 나서는 괴로운 옛 기억들을 잊기 위해 담배도 피워보고 밤낮 술만 먹어댔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이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살아온 이야기를 하며 그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빈 병을 주웠다. 어느새 손이 모자라 빈 병을 함께 나눠 들고 가며 그가 참 자연을 사랑하는 구나, 느낄 수 있었다.
그의 고향 근처에 산이 있는데 자전거를 타고 한참 올라가면 큰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는 숲이 있단다. 그 가운데에서 한숨 자고 일어나면 자연의 품에서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라고 기분 좋게 웃으며 말하는 그는, 진짜 남자이고 좋은 사람이다.
아셰 올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