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 작가님의 <취미로 직업을 삼다>를 함께 읽습니다.
코로나로 실내에서 모임이 어려운 시기에, 증산역 오마카세 십일에서 흔쾌히 뒤 뜰 공간을 내어주셨어요. 낭독 모임 회원분들과 야외에서 여린 하늘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오마카세 사장님이 제공해 주신 맛있는 카나페는 덤이었구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06475215
이번 모임에서 함께 읽은 책은 취미로 직업을 삼다 입니다. 여러분의 지금 취미는 무엇인가요? 혹시 어릴 적 가지고 있었던 취미도 기억이 나세요? 흔히 어린 시절에는 우리가 좋아하던 취미를 쫓아 내 꿈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취미로 직업을 삼다>의 저자 분도 같은 마음이셨나 봅니다. 어린 시절 소설가 지망생으로 꿈을 키워오던 작가는 6.25 전쟁이 나는 바람에 소설가 등단의 최종 발표를 지켜보지 못하고 온몸으로 전쟁을 맞이하게 됩니다.
직장인으로서 밥벌이에 치이고, 은퇴 후에도 모진 세상 앞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저자는 결국 어린 시절 취미이자 꿈이었던 작가의 길을 택합니다. 남들이 나이 먹었다 그러는 시간 속에서 결코 쉽진 않았습니다. 남의 집 묘살이에, 자존심과 같이 아끼던 캐시미어 코트까지 팔고 영양실조까지 이겨내며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죠.
새절역에서 오마카세 쥬이치, 십일이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계시는 사장님의 본업은 다름 아닌 조각가입니다. 오마카세로 내어주시는 요리의 상당수는 독일 음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기도 해요. 바로 사장님이 독일에서 조각을 공부하시면서 유학 생활에서 맛본 음식을 훌륭하게 재현하시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마카세 쥬이치는 숙성회를 메인으로 하는 일본 음식과 독일 음식이 만난 재미있는 식당이 되었어요.
이 자리에서 <취미로 직업을 삼다> 책을 읽으니 더 새로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십일 사장님 역시 현재 증산역에서는 본인 취미를 살려 1년간 멋진 식당을 운영하고 계시기 때문이에요.
책을 낭독하며 맛본
맛있는 카나페들
하나 둘 나오는 카나페를 기다리고, 어떤 맛일까 상상하며 입에 넣는 시간은 무척 행복했습니다. 훈제 요리들이 올라간 플래터도 정말 좋았는데요. 특히 훈제 치즈에 날치알과 트러플이 올라간 트러플이 감칠맛 끝판왕으로 맛있더라구요!
1부 격으로 책의 서문과 앞쪽 페이지를 읽고 나서 잠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우리의 어린 시절 취미는 무엇이었을까? 기억한다는 게 지금 현실과는 무의미할지라도 한 번 꺼내보고 싶었습니다. 우리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동시에 나이 들어서 어떤 취미를 갖고 어떤 어른이 될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모임을 함께 해주신 모두가 20년, 30년 뒤에도 즐거운 하루를 만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나이 들어서 우리 내일을 준비한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즐거운 하루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만큼 몸도 마음도 근육을 길러야 한다는 표현이 생각나는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아영님 말씀대로 지금 우리 미래를 위해 10년을 꾸준히 준비한다면, 그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미래를 위해 10년을
꾸준히 준비한다면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50&aid=0000036829
작가님은 책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어 냈던 힘든 기억을 끊임없이 꺼냅니다. 하지만 무거운 현실에 어깨가 축축 처질 때도 입가엔 미소를 띠는 강한 의지가 동시에 느껴졌어요. 힘든 시기를 무겁게만 기억하지 않고 않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주셔서 낭독하는 동안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재미있는 글을 써주신 작가님께도 글 몇 자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실 코로나가 아니면 저희 모임에도 꼭 초청드리고 싶었는데, 행여나 폐가 될까 엄두를 못 냈네요. 그래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뵙고 싶은 저자님이세요. 저도 언젠가 나이 들어 저자님 나이가 되면 그 위트와 지혜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날 모임은 코로나 시기를 건너기 위해 특별한 이벤트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야외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던 가치 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6월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