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
"극한을 버텨내다. 연기가 다했다."
터널은 보고 나서 스토리보다는 연기가 다하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재난 영화라는 장르적 특징 때문에 줄거리나 결말은
충분히 예상이 간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연기들은 참 안쓰럽게 잘한다. 역시 하정우였고, 배두나였고, 오달수였다. 물론 연출과 조명, 촬영 모두 좋았지만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영화를 잘 이끌어갔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정우가 맡은 정수 역과 배두나가 맡은 세현 역은 현실에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이었고, 오달수가 맡은 대경 역은 현실에 있었으면 하는 인물이었다. (물론 하정우는 정말 인정이 가득한 인물이다. 그 점은 현실에서 찾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
정수와 세현의 행동, 말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같아 공감이 되었다. 그래서 반대로 과연 나라면?이라는 물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상황이라면 난 저들처럼 행동했을까? 그만큼 둘의 연기는 현실적이었다. 하정우가 물을 맛있게 마시는 것조차 연기했다고 하니 대단한 디테일이다. 더불어 거의 민낯으로 등장하는 배두나는 '미안함'의 얼굴을 누구보다 잘 표현하고 있었다.
(더 테러 라이브는 하정우 원톱 영화였다면 그 영화와 유사한 상황에 처한 하정우는 그 전작에서의 다른 성격과 다른 행동을 보여줬으며 분량에 상관없이 하나같이 모든 배우들이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대경. 끝까지 자신이 맡은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구조대장 대경은 현실에 존재할까? 존재하더라도 자신의 의지가 굽혀지지 않을 수 있을까? 감독 역시 이러한 인물이 있길 바라면서 그러한 인물로 설정했다고 한다. 최근 핫한 드라마 'W'에 나오는 그 설정값들이 각 배우들에게 이렇게 설정되었있었다.
그런데 가장 현실적이고, 인상적인 것은 그 세 인물을 둘러싼 현실이다.
최근 '세월호'사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현실이라서 그런 풍자적인 모습을 보면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세월호 사건이 있어서 이 영화의 '리얼리티'가 살아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 국민이 본 그 현실이 영화 속에 들어 있었기에 그 답답한 마음이 더욱 느껴진 것 같다.
그래서 재밌는 영화였지만 영화가 끝났을 때까지 조금 머리가 아프게 느껴진 것 같다.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아서...."
극 중 오달수가 맡았던 김대경의 대사로 리뷰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