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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미진 Aug 10. 2018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_7

임신과 출산은 전혀 아름답지 않았고 위기의 연속이었다

 난임으로 고생하는 부부들이 많다고 하는데 나는 임신보다 임신 유지가 문제가 되었다. 8주쯤에 한번 유산이 되어 중절수술을 받고 일주일 가량 회사를 쉬어야 했고,다시 임신이 되었을 때에도 12주 쯤에 심한 하혈과 함께 절박유산이라는 진단을 받아 태아를지키기 위해 보름간 누워만 있어야 했다.


 입덧은 거의 6개월까지 지속되었다.절박유산으로 누워있을 때가 입덧이 가장 심했을 때 였다. 임테기 두 줄을 확인했을 무렵 49킬로그램이던 몸무게는 퇴원 후 39킬로그램이라는 말도 안되는 숫자가되어있었다. 물도 못 마셨다는 사람도 있다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물과 레몬즙 외에는 대부분의 음식이메슥거리고 제 맛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살기 위해 먹었다. 그리고먹은 것은 거의 토했다. 입덧이 조금 나아져서 ‘이제 맘껏먹어도 아이한테도 가는 영양분이니 죄책감 없이 맛있는 것 많이 먹을 수 있겠다’며 좋아했을 무렵 불쾌한진통이 찾아왔다.


 29주. 생경한 복통에정기 검진을 받던 집 앞 전문 산부인과를 찾았을 때만 해도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수축 억제제 며칠맞으면 괜찮겠거니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아이는 지금 당장이라도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인큐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빨리 이동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급히 옮겨진 대학병원의 산부인과 의사는 폐 성숙 주사와 항생제를 놔 주며 29주에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에게 생길 수 있는 최악의상황을 아주 애교 있는 목소리로 읊어주었다. 시력저하나 망막손상으로 인한 실명, 뇌출혈로 인한 백질 연화와 이로 인한 뇌성마비, 발달장애 등등. 아이의 몸무게는 이제 겨우 1.4킬로그램이었다.


 응급 분만 대기실에서 오로지 누워만 있어야 했다. 누워서 대소변을가려야 했고 혹시라도 아이가 자세를 바꾸어 역아가 되면 제왕절개를 해야 하니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지 못했다. 6개의베드가 있던 응급 분만 대기실에서 내 옆 베드에 있던 산모는 22주에 결국 양수 부족으로 아이를 포기해야했다. 그녀가 울면서 베드를 비웠던 날 분만대기실엔 싸늘한 공기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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