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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 Dec 07. 2020

쓰고 싶어서 씁니다

글을 왜 쓰냐는 물음에 첫 번째.


지금은 자주 보지 못하지만 1,2년 전에는 TED 영상을 곧잘 보곤 했습니다. 영어 공부하는 스터디 모임에서 주된 콘텐츠로 활용됐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기반에 대해 설명했던 한 강연은 내 마음속 깊이 남아 있습니다. 강연자는 기반 중 하나로 초월성을 강조했습니다. 영어로는 transcendence라고 하는 말이죠. 


초월성이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어떤 영역을 넘어선 것이라고 백과사전에서는 정의합니다. 어느 연구의 실험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룹을 반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만 특이 행동을 지시했습니다. 10분 동안 까마득한 높이의 나무를 쳐다보게 했는데요, 그 이후 단체 활동을 지켜본 결과 나무를 쳐다봤던 그룹의 아이들의 호의적인 성향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 연구는 초월적인 무언가의 영향력이 존재한다고 보았던 것이죠.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춤추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무도 없는 안무 연습실에 홀로 몇 시간이고 홀린 듯이 추는 순간을 느낄 때가 있는 것이죠. 누군가는 운동하는 것에 초월성을 느끼고 책 읽는 것에 시간을 무한정 제공하기도 합니다.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본인의 과업에 몰두하는 행위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를 한층 더 부여해준다고 본 것입니다.


TED 영상에서 초월성을 설명할 때 너무 추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례를 들어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글을 쓸 때 초월성이 생겨납니다. 물론 매일 그런 것은 아니구요. 말하고 싶은 주제, 재밌게 시작하기 위한 사소한 에피소드, 간결한 마무리까지 머릿속으로 부드럽게 흘러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그런 날에는 시간을 일부러 내어서 키보드 앞에 앉아야 해요. 집중을 위해 틀어놓은 노래는 들리지 않았고 어느 정도 글을 써 내려가면 1-2시간은 훌쩍 지난 것을 깨달아요. 그런 날은 꽤 만족스럽습니다.


머릿속에 담긴 여러 단상들을 글자들로 풀어내는 것은 꽤 멋진 일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글쓰기를 한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한층 반감시켜주었습니다. 멋진 날에는 세상의 밝음을, 힘든 날에는 내면의 어두움을 토해내고 나면 훨씬 마음이 정리되었습니다. 15살 중학생 시절, 일기 쓰던 날이 생각납니다. 초등학생 때 그렇게 쓰기 싫어했던 일기는 신기하게도 내 속마음을 적어놓는 곳으로 변했습니다. 짝사랑했던 친구에게 설레는 문자를 받고 난 후, 그때도 미소를 머금고 일기를 써 내려갔더랬죠. 나를 다독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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