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문장들 11
나는 종종 말을 고르고, 다듬고, 예쁘게 포장한다.
상처 주지 않기 위해, 관계를 망치지 않기 위해,
상대가 부담 느끼지 않도록.
그 배려는 분명 필요한 마음이다.
그렇게 다듬어진 말들은 대개 오래 머물지 않는다.
기분 좋게 지나가고, 아름답게 흘러가고 흔적 없이 사라진다.
반면 솔직한 말은 조금 서툴고, 조금 무겁고,
때로는 말하는 쪽도 떨린다.
그러니 쉽게 꺼내지지 않는다.
솔직한 말은 관계 안에 남는다.
솔직하다는 것은 날것으로 내뱉는다는 뜻이 아니다.
상대를 흔들기 위해 말하는 것도 아니고,
나만 편해지기 위한 고백도 아니다.
솔직함은 진심을 숨기지 않는 태도에 가깝다.
괜찮아.라고 말하고 싶지 않을 때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용기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싶을 때
사실은 서운했다고 고백하는 마음이다.
그 말들은 관계를 가볍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깊어진다.
솔직한 말은 상대를 시험하지 않는다.
확인하려 들지도 않는다.
그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너에게 이렇게 느낀다.”
그 말 한마디가 관계를 더 단단한 자리로 옮겨놓는다.
진짜 중요한 말은 대상도 분명하다.
아무에게나 하지 않는다.
아무 관계에서나 꺼내지도 않는다.
너니까. 너라서. 너만을 향해서.
너뿐이기 때문에.
솔직한 말은 관계를 붙잡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관계를 믿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다.
이 말을 해도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신뢰.
이 말을 건네도 도망치지 않을 거라는 믿음.
그 믿음이 있는 관계에서만
솔직함은 상처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을 더 가까이 데려온다.
예쁜 말은 기억에 남지 않아도
솔직한 말은 사람을 남긴다.
나는 아무 말이나 하지 않는다.
아무에게나 말하지도 않는다.
솔직하고, 진솔하게, 진심을 담아 말한다.
그건 관계를 가볍게 여겨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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