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각사각 Mar 08. 2022

둘째 날, 의욕 81%

택배를 붙어야 하니 나간다

어제 <나이키 트레이닝> 앱의

'30분 요가: 저녁 이완'까지 하고 잤다.

(와~~~ 박수!!!)


새벽 1시에 잠들었는데,

새벽 3시에 깨서 1시간 동안 잠을 설쳤다.

(제기랄 -_-;;)


이유는, 내가 원래 그 시간에 자니까.

나는 지독한 심야형 인간이다.


어쨌든, 잠시 밤잠(? 낮잠은 아니니...) 잤다가

평소 자던 새벽 4시에 다시 잠이 들고

아침 10시 30분쯤 깼다.


오늘은 청소하는 날이 아니니

책을 읽다가 웹툰을 보다가

미적미적 옷을 갈아입었다.


<알라딘>에 다 읽은 책을 회원 거래로 파는데

오전에 주문이 들어왔었다.

책을 포장하고 밖으로 나갔다.

책을 핑계 삼아 움직였다.






배고파.


배가 고팠다.

어제저녁 8시 좀 넘어서 볶음밥과 만두를 먹었다.

새벽에 깼을 때 속이 거북한 느낌이 들었다.

후회를 했지.

과식하지 말 걸.

ㅠㅠ.

후회는 매번 금세 잊히는 게 문제다.


그리고 오늘 일어나 고구마를 먹었다.

어제 에어프라이어로 만든 군고구마.

3개 정도 먹었나.

(크기는 작았다.)

홍차와 함께.

책을 읽으며 믹스커피도 마시고.

그런데 걷는 초반부터 배가 고팠다.


그리고 더웠다.

경량 패딩을 허리에 묶었다.


걷는 사람들은 어제와 비슷했다.

중년 남녀가 제일 많았고, 청년도 간혹 보이고,

선거 유세단도 보였다.

(나도 나이가 더 들면 저런 걸 소일거로 하면 어떨까 잠시 생각해봤다.)


걸으며 계속 배가 고팠다.

내 처지가 안쓰러웠다.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려서 김밥을 사야겠다 생각했다.

집에 밥도 없고, 맛있는 반찬도 없으니까.

아무튼, 먹는 생각을 하며 30분 동안 걸었다.

(삼겹살이 먹고 싶었다.)


3시 28분에 도착한 곳은 반환점을 못 미친 곳이었다.

어제보다 좀 덜 왔다.

어제와 시작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어제는 아파트 단지 내 분리배출 쓰레기 버리는 곳에서 시작했는데,

오늘은 택배 붙이느라 대로변 편의점에서 타이머를 눌렀다.

아직 노원 수학 문학관을 지나지 못했다.






경쟁자.


어제보다 힘들었다.

그래도 편의점에 가겠다는 의지로 힘을 냈다.

앞서 걷던 몇몇을 추월했다.

허리에 땀이 나서 묶었던 옷을 풀러 손에 들었다.

매우 거추장스러웠다.


왼쪽 엄지발가락 볼살이 쓸리며 아팠다.

'요새 발에 굳은살이 없어졌다 했더니... 안 걸어서 그랬던 거구나.'

아하, 깊은 깨달음.


원래 엄지 발볼에 굳은살이 있었다.

이 굳은살을 없애려고 각질 제거 돌과 스크럽 등을 써봤는데 나아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굳은살이 사라졌다.

기뻤지.


바로 어제, 샤워 후 발에 풋크림을 바를 때도 그랬다.

말랑말랑해진 발을 보며 기분이 좋았었다.

다시 굳은살이 배이겠지?

씁쓸해졌다.


그 사이 뒤쪽에 있던 흰옷 입은 사람이 시야에 들어왔다.

걷는 속도가 잠시 늦춰졌었나 보다.

그는 내가 제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Awake of cats(아마도 이런 문구)이라는 알록달록한 문구와 그림이 등판에 박힌 흰 패딩을 입은 청년이었다.


경쟁심이 일었다.

'질 수 업지!'

(뭘?;;)

쫓기 듯 걸었다.

아파트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분기점.

아파트 쪽으로 빠지는 다리를 건널 때야 비로소 건너편의 Cats를 보며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좋은 레이스였어.'

(응?;;)


기진맥진한 상태로 편의점에 도착했다.

내가 원하는 건 둥글고 긴 김밥이었는데, 맛있는 게 없어 삼각김밥을 샀다.

그리고 과자도.


어쩌면 나의 몸무게는 운동이 아니라 먹는 게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간식만 안 먹는다면...


... 삶이 더 우울할 것이다.

I think so.


이것들은 이미 뱃속에 있다.

그리고 약간은 삶이 행복해졌다.


Anyway, 내일도 쓸 수 있길 바라며...



2022.03.08.화 D+2
14:55~16:08
8,751 걸음



P.S

Awake of cats님 고마워요. :)

매거진의 이전글 첫날, 의욕 8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