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 등산 양말!
오늘은 마무리할 일이 있었다.
9시에 일어나 어제 삶아 뒀던 계란을 3개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머리를 짜내고, 타자를 치고, 거실을 왔다 갔다 하고,
다시 계란 하나를 더 먹고, 믹스커피를 마시고, 머리를 짜내고,
이메일을 하고,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앱을 차례로 훑고,
머리를 짜내고, 핫식스를 마시고, 타자를 치고,
마무리할 것을 어느 정도 정리를 한 다음
밥을 먹은 뒤 밖으로 나갔다.
오늘도 오전에 책 주문이 들어와서 포장해 나갔다.
(많이 많이 주문해주세요~ㅎ)
편의점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려고 하자마자 잘못됨을 느꼈다.
평소처럼 목이 늘어난 발목 양말을 신었던 것이다.
에이씨.
등산양말 신으려고 했는데.
ㅠㅠ
어쩔 수 없이 발목양말이 아닌 발바닥양말(? 이걸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발중간양말? 반만 벗겨진 양말? 작명이 아쉽네.)을 한 채로 걸어야 했다.
원래는 걸으며 아이디어를 더 짜낼 생각이었는데,
단톡방에 재미있는 내용이 올라왔다.
혼자 보기는 아까워서 친구에게 전화해 수다를 떨었다.
물론, 걷는 속도는 늦추지 않았지.
친구랑 18분 정도 통화했고,
그 사이 30분에 맞춘 알람이 울려 껐다.
전화를 끊었을 때는 노원 수학 문학관은 이미 멀어져 있었고,
걸어야 할 거리의 75% 정도는 지난 지점이었다.
낮에는 완전 봄이다.
오늘은 겉옷도 안 입고 나갔는데 더웠다.
오는 길에 스벅에 들려 내일까지 써야 하는 기프티콘으로 아아를 샀다.
원래 뜨아를 좋아하는데 아아를 먹어야 할 날씨다.
그리고 다이소에 들려 휴대폰 액정 보호 필름을 샀다.
(며칠 전 화장실에서 떨궈 금 갔음;;)
원래 걸으며 아이디어 짜내려고 했는데
가는 길에는 통화하느라 생각을 못했고,
오는 길에는 더워하느라 생각이 안 났다.
허허허.
집에 와 아아를 원샷하고 겁나 달렸다.
그래서 좀 전에, 밤 11시 27분에 제출 완료했다.
내 손을 떠났으니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
아, 치열했다.
신체운동 말고,
정신운동.
퐈이야~
2022.03.11.금 D+5
14:33~15:48
8,039 걸음
P.S
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