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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사각 Mar 16. 2022

다시 첫날, 의욕 80%

망했어

망했다. 망했어.

7일 걷고, 이틀 빼먹어 도루묵이 됐다.

오늘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새로 시작!


역시.

루틴이 깨지면 힘들다.

월요일 파주 친구네 가서 자고,

화요일 저녁 부천에 갔다 왔다.

(둘 다 노원에서 개 멀어...ㅠㅠ;;;)


리셋이 됐으므로

오늘 다시 첫날이다.

아자아자!






리슨 투 더 뮤직.


오늘은 음악을 들으며 걸어보기로 했다.

겉옷을 입지 않아서 암밴드에 휴대폰을 넣었다.


폰에 담아둔 음악은 이미 계절이 지난

크리스마스 팝송;;;

ㅎㄷㄷ

그래도 신나는 곡이니까. ㅎㅁㅎ


나중에 AR 안경 쓰면 노래에 따라 주변 풍경이 바뀌려나?

눈 오는, 비 오는 배경이라던지.

옆에서 가수랑 같이 걷거나 뛴다던지.

(왠지 곧 실현될 듯한...)


이틀을 쉬어서 그런지 힘들었다. ㅠㅠ

그래도 30분 알람이 울렸을 때는

반환점을 돌아 노원 수학 문화관 맞은편에 있었다.

이제 태양을 마주 보며 걸어야 한다.






개들 엄청 많네.


오늘 유독 개 산책을 시키는 분들이 많았다.

그중 하얗고 커다란 뭉실뭉실한 개가 눈에 띄었다.

주인의 무릎선을 넘어선 꽤 큰 개였는데,

아주 점잖게 주인 옆에 딱 붙어 걸었다.

생긴 게 순둥순둥, 귀여웠다.


나는 개를 키우지 않는다.

그 파주 친구는 블랙 푸들 중형견을 키운다.

난 중학생 때 시츄를 키웠는데,

부끄럽지만 잘 돌보지 못했다.


미취학 아동 때, 금붕어와 거북이가 있었다.

물론 내가 관리하지 않았지.

외조부모님과 함께 살았는데,

어항 청소는 외할아버지 몫이셨다.

나는 외할아버지 지도 하에 금붕어 먹이나 줬던 거 같다.


아, 병아리도 키워봤다.

5살 때까지 마당 있는 주택 반지하에 살았는데,

그 마당에 병아리를 풀어놨었다.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사라진 걸로 기억한다.

(오디 갔어?;;)


그 후 아파트로 이사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학교 앞 병아리를 사 왔다.

안고 잔다고 깝치다 압사시킨 거 같다. -_-;

다음 날 일어나 보니 병아리는 없었다.


이후로도 몇 번 나나 동생이 병아리를 사 왔지만,

닭이 될 때까지 키우지 못했다.

(병아리가 닭이 돼서 시골집에 보냈고, 복날 잡아먹었다던 친구가 있었다.)

 

중학생 때 햄스터를 키웠다.

동생 햄스터와 내 햄스터가 있었는데, 귀여워했다.

만화책방 갈 때 패딩 주머니에 넣고 가고,

팔토시를 반으로 접어 꿰매 햄스터 주머니도 만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 햄스터가 죽었다. ㅠㅠ

햄스터 손이 없었(?)는데,

내 햄스터가 먹고 죽였다고 생각했다.

;;;;;


그 후로 햄스터가 무서웠다.

설치류들은 스트레스받으면 서로 물어 죽인다던데...

얼마 안 가 내 햄스터도 죽었다.


어릴 때 곤충이나 파충류들을 유독 무서워하고 싫어했다.

초등학교 숙제였던 유리병에 개미 잡아 키우기도

친구가 개미를 잡아 줘 할 수 있었다.


잠자리도 문제였다.

원래 잠자리는 꽤 잘 잡았는데,

친구가 두 동강 낸 잠자리가 계속 꿈틀거리는 거 본 후로는 잡지 못했다.

ㅠㅠㅠㅠ


햄스터가 죽은 후, 상심했을 나와 동생을 위해

엄마는 토끼만 한 흰 쥐를 누군가로부터 받아왔다.

햄스터라고 했는데, 아닌 거 같았다. -_-;

다음 날 반품(?)했다.


그 후 동생과 나는 강아지를 키우자고 엄청 졸랐다.

엄마는 친구네 개가 낳은 새끼 한 마리를 얻어 왔다.

시츄였다.


처음엔 너무 귀여웠다.

작고, 연약하고, 예쁘고.

그런데 하루가 다르게 컸다.


배변 훈련을 시키고 싶었으나 실패했다.

지금처럼 개통령님이나 유튜브 등이 있던 시절이 아니어서, 바보 개 맞춤용 노하우가 없었다.

산책이나 놀이도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몰라

내키는 대로 안 해줬다.


밥 주고, 물 주고, 똥과 오줌 치워주고.

가끔 엄마나 동생이 목욕시키고, 그랬다.


나는 개가 귀찮아졌다.

우리 집 사람 모두가 돌보기를 포기했을 때,

엄마는 지인에게 개를 보냈다.

그리고 얼마 후,

장염에 걸려 죽었다고 전해 들었다.


난 그 후로 동물을 키우지 않는다.

키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난 한 생명을 거둘 책임감이 없다.


그래서 동물을 정성껏 키우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고 신기하다.

동시에 내 잘못이 떠오르며 미안함과 후회와 죄책감이 든다.


나는 기본적으로 동물은 자연이 키웠으면 한다.

사람을 위해 태어나는 생명들을 반대한다.

어느 순간 동물원, 수족관이 싫어졌다.

그런 게 비극이라 생각하면서, 딱히 하는 건 없기에

나를 위선적이고 자기기만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운동하는 작은 생활습관 하나 바꾸지 못하는데,

사회적 행동까지 바라는 건 너무 큰 걸 바라는 건지도 모른다.

그래도 공약(空約)을 말할 할 순 없다.

그냥 오늘 운동을 완료했다는 것만 기록하고, 복잡한 문제는 나중으로 미루다.

세상에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잖아. ㅜ

아직 붙어 있는 수도 계량기 보온 커버. 이제 뗄 때도 된 것 같다.


2022.03.16.수 D+1
14:22~15:26
7,693 걸음



P.S

내일의 나는 지금 나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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