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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이나 Mar 25. 2024

괜찮아 올해도 아직 40이야

1년 다시 받은 기분 - 감사하는 1년 보내기 프로젝트 시작!

 

2024년도 벌써 3월이 지나가고 있다. 올해 1월은 지독한 감기로 누워서 지냈었다. 어디를 돌아다니는 성격이라 하루를 아이와 멀리 나갔다가 또 이틀을 뻗었다. 사실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 나이트 근무 알바를 7개 했다. 그래도 말짱할 줄 알았다. 지독한 감기에 시달릴 줄이야…

 “나 왜 이러지.. 몸이 너무 아파..” 

신랑 왈 “그걸 모르겠어? 자기 나이트 근무했잖아”

“아니 그게 말이야 똥이야? 그거 때문에 이래 몸이 아프다고?” 


예전의 난 이러지 않았다. 남편이 몸 좀 사려라 하는데 내가 무슨 무리를 한다고 그런담?

 “자기처럼 그렇게 무리하니까 아프지~”

“아니 다른 사람들은 더 열심히 산다고!!” 

그래 이래저래 하는 일이 많았었다. 하고재비라서… 더 건강하게 많은 것을 도전해보고 싶어서 건강 관리한다고 운동도 했다. 그래도 세월을 이길 사람은 없다. 인정하자. 모든 생각과 내가 하고자 했던 것들을 내려놓자. 아무것도 하지 말아 보자. 어느 책에서 그랬단다. 


신랑 왈 “아무것도 할 것이 없을 때 자기가 뭘 가장 많이 하는지 보라는 거야” 

그러니까 제발 가만히 있어봐 봐. 그러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보일 거란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할 때… 뭐 하긴… 영상을 보지.. 드라마 정주행 하지… 난 책을 좋아한다. 글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게 다다. 책도 겉표지를 좋아하지 중간까지 읽으면 금방 질린다. 글 쓰는 건 좋아하는데 내가 쓰는 글이 옳은지? 에 의문을 가진다. 그리고 실행을 하지 않는다. 


집에서 골골대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타이레놀 2개씩 먹으며 움직이기로 했다. 독감처럼 괴롭히던 감기는 비염으로 넘어가고 처방받은 약은 나를 수면 늪에 가라앉게 만든다


"약 기운에 지지 않으리~!! 난 움직이리!!"

 

 나는 몇 년 전부터 둘째 가지려 노력했다. 하지만 유은이가 5살이 돼도 둘째는 감감무소식.. 운동도 하고 한약도 먹고 과배란도 해보았지만 화학적 유산만 두 번 하고 이젠 희미한 두줄도 안 보인다. 내 주위에 지인들은 모두 둘째가 생기고 셋째도 생기고… 형님이 41살에 둘째가 생기는 것을 보고 희망을 보아야 하는데도 난 샘만 났다. 우울증이 절로 생겼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 상태가 찾아왔다. 


뱃살을 빼야 된다는 걸 알기에 운동은 했지만 먹는 양은 줄어들지 않았다. 몸무게는 60kg에서 5킬로를 뺀 55kg가 되긴 했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60킬로가 되었다. 연말에 폭풍 섭취로 인한 결과였다. 연말은 그야말로 지옥 같은 나날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속도와 나의 속도를 비교하니 열등감과 시기심으로 우울감은 날로 커져갔던 것이다.


빨려드는 진흙에 전신이 파묻혀 꼼짝할 수 없는데 신랑이 큐티 말씀을 매일 읽어주기 시작했다. 회복이 조금씩 일어난 건 아침에 눈을 떠서 성경 앱을 열어 몇 장씩 일어나가면서부터다. 반주하면서 찬양을 불러보았다. 주일에 말씀을 들으면서 기록했다. 남편과 큐티를 읽었다. 정신이 조금 맑아졌다. 그리고 조금씩 기록을 쌓아보기로 한다. 많이 말고 일주일에 한 번? 두 번? 멋들어진 글감을 적으려면 또 포기부터 하니 그냥 일기로 기록하자.


  뭐 내가 난임이라면 난임이라 하겠다. 하지만 모든 걸 떠나 성경 말씀을 따르면 경수가 끊긴 사라도 남자를 모르던 마리아도 나이가 많은 엘리사벳도 잉태를 했다. 이 분들이 특별한 천사의 메시지가 있어서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 이삭이 아내를 위해 기도했을 때, 쌍태를 주셨고 한나가 브닌나의 괴로힘으로 인해 괴로워 눈물로 기도했을 때 아이를 주셨다. 성경에는 기도로 응답받은 여인들이 있다. 여기에 의지하면서 나가보자. 


매일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감사함으로 하루를 시작하자.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하되, 아이는 주님께 맡기자. 작년과 비슷한 다짐으로 다시 한 해를 시작하는구나.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우울감을 가지고 매일 지낼 수는 없다. 나에게는 유은이가 있다. 유은이 양육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경력단절이라는 나의 핸디캡도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솔직히 첫째가 있으면 둘째는 없어도 되지 않나 싶다. 주위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한다. 둘째, 셋째 있는 가정을 보면 육아가 전쟁이더라… 어릴 때야 이쁘지 크면서 둘이 성격차이로 싸우기도 많이 하지, 내가 원하는 대로 자라주지도 않는다. 양육비용은 또 얼마나 부담인가. 아이가 둘이 되면 지출이 두 배가 아니라 세배, 네 배가 된단다.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고, 건강하게 잘 자랄 거라는 보장도 없다.(물론 대부분은 다 잘 자란다. 걱정 마시길)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이 포기가 안된다. 20대부터 다복한 가정을 꿈꾸었고 다자녀가 꿈이었던 지라 ㅋㅋㅋ 나는 아기를 너무 좋아한다. 고아원 설립하는 게 꿈이었고, 입양도 하려고 몇 번 신랑한테 이야기해 보았지만, 신랑은 현실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는 유은이를 기르다 보니 입양이 얼마나 힘들지 실감이 났다. 내 아이도 힘들 때가 너무 많은데 다른 아이를 품을 만한 그릇이 안되었다. 그래서 입양은 포기했다.


40을 시작하는 언저리… 나의 현 상황은 이렇다. 5세 딸내미 육아하며 경력을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지. 둘째 문제. 남편의 이직문제.

문제를 보지 말고 문제 너머의 주님을 바라보자. 나에게 주신 은혜를 헤아리자.

받은 복을 세어 보아라.

크신 복을 네가 알리라.

받은 복을 세어 보아라.

주의 크신 복을 네가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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