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의미>, 크빈트 부흐홀츠 지음, 엄정용 옮김, F
2022.10.26
오전 12:20 아이는 옆에서 자고 있고 나는 스탠드를 켜고 글을 쓰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롭다.
오전 12:21 아이는 옆에서 자고 있고 나는 스탠드를 켜고 글을 쓰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롭다.
오전 12:22 아이는 옆에서 자고 있고 나는 스탠드를 켜고 글을 쓰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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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평화로운 순간이 쌓이다 보면 행복이 되는 걸까?
2022.10.27
오전 12:20 아이는 옆에서 자고 있고 나는 스탠드를 켜고 글을 쓰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롭다.
2023.10.27
오전 12:20 아이는 옆에서 자고 있고 나는 스탠드를 켜고 글을 쓰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롭다.
2028. 10.27
오전 12:20 아이는 옆에서 자고 있고 나는 스탠드를 켜고 글을 쓰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롭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순간이 더 많이 쌓이면 더 많이 행복할까? 아니, 나는 삶이 너무 지루하고 평범하다고 불평하고 있을 것 같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하늘 아래 일어나는 모든 것에는 때가 있습니다.
태어날 때가 있으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죽을 때가 있지요.
무언가 심을 때가 있다면
마무리하고 거둬들여야 할 때가 있고요.
크빈트 부흐홀츠가 지은 <시간의 의미>는 성경 전도서 3장 1절에서 8절까지의 내용을 재해석한 책이다. 모든 일에 때가 있다면서 든 예시를 살펴보면 동시간 때의 의미와, 시간을 두고 발생하는 의미 간에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삶과 죽음, 심는 것과 거두는 일을 같은 시간 안에 두면 모순이지만 ‘때’라는 말로 시간을 두고 보면 인과 관계가 발생하는 일이 된다.
시간은 모순을 순리로 바꾸고 일상을 권태로 만들며 인간을 성장시킨다. 지금 행복한 것은 과거의 불행이 있었기 때문이고 지금 지루한 것은 행복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란 뜻이다. 결국 우리 모두는 내가 어떤 ‘때’에 속해 있는지 모르고 살고 있다. 거둬들이는 이의 풍성함이 부럽지만 그도 언젠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날 때가 올 테고. 심기만 한 이가 안타깝게 보였으나 언젠가 누구보다 많은 것을 거둘 때가 올지니.
그러므로 나는 그냥 산다. 지금이 무슨 때인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지나면 저것이 오고 저것이 지나면 이것이 오고.. 그러다 언젠가 모두 내려놓을 때가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