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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Jan 29. 2018

사회 혁신 분야와 미디어 스타트업의 만남에 대하여

<H.I.M> 프로젝트 후기 : 솔루션 저널리즘 

오늘은 닷페이스가 진행했던 <H.I.M>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저희에겐 오랜 기간 집중한 의미있는 프로젝트였던 만큼 할 얘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사회 혁신 분야와 미디어 스타트업의 만남이라는 주제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아산나눔재단의 지원을 받아 십대여성인권센터와 닷페이스가 함께한 프로젝트입니다. 

시작부터 단순한 광고,홍보 프로젝트가 아닌, 사회적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것에 목표로 두고 전체를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닷페이스로서도, 십대여성인권센터로서도 굉장히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과 결과물을 소개합니다.


1. 만남 

십대여성인권센터는 아산나눔재단의 파트너십온 프로그램 (비영리 스타트업을 지원) 의 2기로 컨설팅을 받고 있습니다. 마케팅에 관한 고민 중 미디어 파트너로 닷페이스를 찾아오셨습니다. 지난 10월의 일이니 벌써 세 달 전입니다.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님은 닷페이스를 모르고 계셨고, 처음에는 단순한 홍보 영상 의뢰를 계획하고 계셨습니다. 


닷페이스에서는 단순 홍보 영상, 외주 영상은 제작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건이라면 다른 곳과 하시는 것이 더 좋다,고 말씀을 드렸고 '만약 이 건에서 십대 여성 성매수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아청법 개정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목표를 두신다면 닷페이스와 제대로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단체 홍보가 아닌 사회적 미션 달성. 그것을 공동 목표로 두는 것이 첫 단계였습니다. 



2. 단체 인터뷰 

그 후 두 차례에 걸친 단체 인터뷰를 통해 세 가지 중요한 사항을 뽑았습니다.

십대여성인권센터에게 현재 필요한 것들. 


첫째는 이슈에 대한 공감과 지지를 끌어내는 일이었습니다. 

성매수에 관한 이야기 자체가 대중에게 공감대를 얻고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 첫번째. 


그리고 십대여성인권센터는 현장에서 아이들 교육/상담/법률지원/일자리/주거 지원 등을 많은 일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단체 차원에서 체계적인 홍보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언론 노출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십대 여성 성매수에 관한 뉴스가 나오면 항상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님의 인터뷰가 붙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언론 인터뷰 형식으로는 현장의문제의식을 제대로 전하기 어려웠고, 비슷비슷한 '부정적' 댓글들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게다가 워냑 이슈가 복잡하기도 합니다. 채팅앱을 통한 성매매. 자발/비자발. 현행 아청법. 청소년보호법 등. 


두번째로 필요한 것은 단체의 스토리를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십대여성인권센터(십대)는 여러 통합적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이런 활동을 하는 단체가 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진행 중에도 '이런 단체가 있는지 몰랐다. 도움을 받고 싶다'는 메시지를 여러 건 받기도 했습니다. 단체의 스토리와 활동을 알리는 것도 필요해보였습니다. 


세번째는 돈. 

십대는 지난 해 국가 지원을 받는 상담소로 지정되었습니다만, 그 전까지는 가슴 졸이며 아무 지원 없이 CMS 후원, 각종 사업 수주를 통해 재정 운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속적인 운영 구조는 또 따로 생각해야하겠지만, 펀딩 프로젝트를 크게 성공한다면 십대에게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CMS후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요. 


사전 단체 인터뷰 후 위의 세 가지 필요를 반영하여 아래와 같이 전체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첫번째는 콘텐츠를 통한 공감과 지지. (단체 스토리 알리기 + 십대 성매수 피해 사실 알리기)

두번째는 아청법 개정 캠페인.

세번쨰는 펀딩. 



3. 콘텐츠 


아래는 H.I.M 프로젝트의 목표와 내용, 콘텐츠 결과 데이터입니다. 

처음엔 두 편으로 기획을 했고, 1편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10월에 단체 미팅, 기획 제안, 계약,사전취재를 진행하고 

11월에 콘텐츠 제작에 들어가 12월 초 1편 마무리, 12월 초부터 2편 제작. 3편은 12월 1,2편이 발행된 후 후속 반응을 보고 추가로 기획했습니다. 


단편과 달리 시리즈 단위의 기획 프로젝트의 경우 이런 식의 치밀한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충분히 단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듣고, 기획에 반영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일을 하고 계신 분들과 파트너로 작업하는 건 미디어로서도 굉장한 행운입니다.


가해자에게 질문하는 사회. 

이 기획 방향은 십대여성인권센터의 실무자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정답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광고비 2억 가치 효과라는 것은 뉴미디어 타 회사 P사 기준 1000만원 비용 집행에 10만뷰를 개런티하는 것을 기준으로 두고 단순 계산하여 작성한 것입니다. 


4. 캠페인 

캠페인은 민주주의 플랫폼 가브크래프트를 활용하였습니다. 서명 운동을 할 수 있는 쉽고 좋은 플랫폼입니다. 직접 아청법 관련 여가위/법사위 위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도 있었습니다. 아청법 개정은 청와대 청원보다는 국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이슈이기 때문에 가브크래프트 플랫폼이 가장 효과적일 거라 생각하고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빠띠에서 큰 도움을 주셔서 수월하게 운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십대여성인권센터에서는 295개 연대 단체의 서명을 받아주셨고,

따로 국회의원실마다 연락을 돌려 총 4명의 국회의원의 공식 응답을 받았습니다. 

홍보에 가장 효과적이었던 건 역시 영상 콘텐츠 댓글을 통한 홍보였습니다.


콘텐츠를 보고 지지와,공감을 표하고 싶은 분들이 서명 링크를 타고 바로 들어왔습니다.

콘텐츠 발행과 동시에 서명 캠페인을 오픈하였고 이틀만에 5000명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5. 펀딩

펀딩 또한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진행했습니다. 예산 기획, 디자인, 스토리 작성, 모객 등 마케팅 활동을 닷페이스가 전담하고 아산나눔재단에서 펀딩 진행비용을 책임지고 함께해주셨습니다. 


텀블벅 플랫폼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닷페로서도 첫 펀딩이라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굿즈 디자인, 샘플 발주 등의 실무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가장 고민이 되었던 것은 '수익률'입니다. 


펀딩을 통해 십대에 더 많은 돈을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사실상 굿즈 제작은 소량으로, 개별 업체 연락을 통해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듭니다.

세금,플랫폼 수수료, 샘플 비용 등 변수를 고려하고, 수익률을 계산하고 상품 가격대를 책정하는데 고민을 많이 했고 결과적으로 약간 높은 상품비용이 책정되었습니다. 이런 상품 가격 설계에서 고민이 되어서 텀블벅 쪽의 김괜저 님께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 텀블벅에서 사이트 메인에 H.I.M 프로젝트를 걸어주시기도 하고, 보도자료를 뿌려주시기도 하는 등 많은 부분 도움을 주셨습니다. 


*몰랐던 사실

텀블벅은 카드 결제,계좌이체를 지원합니다. 펀딩 성공 후 결제일에 후원자의 카드에 돈이 없으면 결제가 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전체 펀딩 성공액의 5% 가량은 실제로 결제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플랫폼 수수료는 펀딩 성공액을 기준으로 책정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펀딩 성공 후 예상 입금액 또한 이 변수를 고려하고 계산해야합니다. 


결과적으로 펀딩은 800% 이상 목표액 초과달성으로

큰 성공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현재 상품 발주와 배송 등의 (험난한) 과정이 남아있습니다만, 일단은 1단계까지는 성공입니다 :) 


*참고로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전문으로 배송,포장을 대행해주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펀딩 홍보 전략은 크게 세 기간으로 나누어 짰습니다.


첫 기간은 콘텐츠를 통한 홍보입니다.

팀원 개인 피드에서의 홍보, 게시물 댓글 홍보, 닷페 소셜 플랫폼 별 홍보 모두

다른 bit.ly 링크를 생성하여 개별 홍보 효과를 측정했습니다. 

후에 또 비슷한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가장 효과적인 홍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입니다. 


Day1-Day5까지의 기간.  천만원을 돌파했습니다. 


두번째는 굿즈를 통한 홍보입니다.

예쁨으로 승부. 굿즈 샘플을 스튜디오 촬영 후 꾸준히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굿즈 상품 기획에서 닷페이스는 '하나의 세트가 되는 구성'으로 

스티커,스트랩,파우치,양말 4가지 상품을 설계했습니다.


상품 종류에 따라 홍보효과가 조금씩 차이가 났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꾸준히 펀딩액이 올랐습니다.

펀딩 막바지, 2500만원 선을 돌파했습니다. 


세번째.

디데이 5일을 남겨둔 기간엔 막판 집중 홍보를 계획했습니다.

텀블벅 펀딩의 경우 프로젝트 마지막 기간에 결제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고,

그 때문에 마지막 홍보에 더 집중했습니다.


추가로 기획한 취재 후기 영상에서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님과 닷페 팀원들이 직접 나와서 이야기를 한 것도 큰 홍보 효과가 있었어요. 후원 단체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취재 프로젝트의 기획 의도를 설명+펀딩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광고 영상을 간단히 제작했습니다.

이 영상이 효과가 컸고, 5일 만에 1500만원 정도가 추가로 모금되어 총 4000만원 이상 모금액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닷페이스의 영상 바이럴로만 끝난 것이 아니라

이 프로젝트 자체가 만들어낸 후속 보도들도 있었습니다.



정리하자면 

미디어 스타트업과 사회 혁신 단체들(영리/비영리 구분 없이)의 만남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1. 단순 홍보가 아닌 '문제 해결'에 집중. 1단계에서 이걸 합의하기.

2. 십대는 연대기관 모집, 닷페는 소셜 홍보와 기획. 각자 잘하는 것을 잘 하는 팀플레이.

3. 마중물이 되는 돈, 시간, 초반 서로의 특성을 이해한 협업 관계 세팅. 

4. 콘텐츠에서부터 시작해 후속 행동을 만들어내는 것을 처음부터 고려해야 한다. 

5. 가장 힘이 센 홍보는 '이야기'. 


저는 이 사례가 굉장히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솔루션 저널리즘. 

그런 관점에서 이 사례를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 이상으로 저는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이런 협업 구조가 시장에서 더 많이 주목받고 복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만남의 마중물이 되는 돈들도 더 많아져야 하구요.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자고 이야기하는 영역들이 있습니다.

그 영역들이 함께 좋은 협업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가 무엇을 잘하는지, 서로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우리가 왜 함께 '문제 해결'을 하는 파트너가 되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단순히 '광고'가 아니라 더 깊이있는 연결을 고민하고 함께하는 파트너를 저희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이 프로젝트에는 

295개의 연대기관이 아청법 개정 청원에 함께해주셨고 

민주주의 플랫폼 가브크래프트를 운영하는 빠띠 팀에서는 플랫폼 운영은 물론이고 관련 홍보, 서명 데이터 정리, 캠페인 단계에서 의원실 연락 등의 적극적으로 캠페인 운영을 함께해주셨습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은 펀딩 성공을 위해 메인페이지 홍보,보도자료 유통,펀딩 기획 단계의 조언으로 도와주셨습니다.


아직 할 일이 남아있습니다만 

함께해주신 분들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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