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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파 Nov 29. 2021

챗봇 만들기! 학교 수업 적용?

우여곡절 끝에 인문 과목 선생님이 챗봇 만들기를 특별활동으로 선택한 이유

https://bit.ly/3ryfgYz


LG CNS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단비AI는 챗봇을 만들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챗봇은 기업에서 처리해야 할 단순한 대화 노동을 대체할 수 있도록 질문에 답하거나 간단한 접수를 처리해준다. 포토샵이 이미지를 만드는 툴이고 프리미어가 영상을 만드는 툴이라면, 단비AI는 챗봇을 만들 수 있는 것. 

우리가 처음에 단비AI를 만들 때는 학교 수업에 단비AI가 사용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챗봇을 만드는 기술이 어떻게 초/중/고 학생들의 수업시간에 활용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면 계속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단비AI 사용자 만나보니, 인공지능 교육 목적이 50%? 

단비AI는 1개월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1개월이 지나더라도 사용량이 많지 않다면 부담되지 않는 비용이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단비AI를 이용해서 챗봇을 만들었다. 홈페이지에 고객센터 용도로 사용한 기업도 있고, 임직원들이 사용하는 챗봇을 만든 기업도 있었다. 우리는 고객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기업들이 어떻게 챗봇을 사용하는지 직접 사용자들을 만나보았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사용자의 절반 정도가 인공지능 교육을 목적으로 단비AI를 사용하고 있었다. 

왜 기업용 서비스를 인공지능 교육에 사용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유는 크게 3가지였다.


(1) 챗봇은 다른 인공지능에 비해 실습하기 쉽다.

이미지 인식을 통해 인공지능을 배운다고 하면, 개와 고양이 사진을 잔뜩 준비해서 딥러닝 엔진에 올리고 돌린다. 결과는? 학습되지 않은 개나 고양이 사진을 인공지능에게 보내도 개와 고양이를 잘 구분한다. 그러나 더 추가하고 싶다고 한들 개나 고양이 사진을 잔뜩 모은다는 것이 쉽지 않다. 체험으로 끝난다.  그에 비해 챗봇은 알아들었으면 하는 말을 입력하면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그리고 추가로 인식했으면 하는 말을 더 입력하면 수업시간이 끝나고 나서라도 계속 더 똑똑하게 만들 수 있다. 


(2) 챗봇은 관심 콘텐츠, 교과 콘텐츠와 연계가 용이하다.

학교를 소개하는 챗봇은 학교에 대한 정보에 대해 대답하고, 이순신 챗봇은 이순신과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줄 수 있다. 게임이나 연예인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챗봇을 만들 수 있다. 자신이 잘 아는 내용 또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챗봇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화형으로 콘텐츠를 구성해야 하다 보니, 챗봇의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친근한 느낌, 공손한 느낌, 웃기는 느낌으로 답변 콘텐츠를 만들게 된다. 메타버스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어떻게 잡아갈 것이냐에 대한 연습을 해볼 수 있다. 


(3) 챗봇은 완성된 결과물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좋다.

기존 코딩 교육, 로봇 만들기의 결과물은 컴퓨터를 가져가거나 로봇을 가져가서 보여줘야 하는데 비해 챗봇은 채팅창으로 공유를 할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바로 써볼 수 있고 피드백을 줄 수 있다. 결국 뭔가를 만드는 경험의 마지막은 다른 이에게 공개하는 것인데,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교육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인공지능의 관심과 이해를 위한 계기교육, 챗봇 만들기

인공지능 교육의 전체를 챗봇으로 할 수는 없겠지만, 인공지능의 동작원리를 이해하고 흥미 있는 콘텐츠와 연결해서 만든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은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돕기 위한 계기교육으로써 훌륭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교육 커리큘럼 만들기

우리는 가장 쉽고 빠르게 많은 학생들이 적은 비용으로 챗봇 만들기를 해볼 수 있는 방법으로 방과후 교육, 창의적 체험 수업을 생각했다.  교장, 교감, 정보교육 관련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구성된 자문단과 함께 방과후를 위한 48차시 과정과 창체 수업을 위한 20차시 과정을 설계하고 만들었다. 1차시에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소개하는 챗봇 만들기부터 재미있는 캐릭터 챗봇 만들기, 날씨봇 만들기, 급식 안내 챗봇 만들기, 번역봇, 캐리커쳐 봇까지 다양한 챗봇을 만들어보는 과정으로 구성하였다.


교육 플랫폼 만들기

선생님들은 실습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실습 계정이라고 했다. 학생들이 이메일 계정이 없는 경우가 있어 가입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 동의가 필요한 등 너무나 많은 문제가 존재했다. 우리 팀은 학교 반 번호로 계정을 쉽게 발급하고 비밀번호도 선생님이 손쉽게 바꿔줄 수 있게 하는 등의 계정 관리 기능과 학생들이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진도를 확인하고 작업한 결과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교육 과정 관리 기능을 만들었다.


최초의 적용 사례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챗봇 만들기를 인공지능 교육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학교 선생님은 우리가 준비한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챗봇 만들기에 앞서 챗봇 외에 다양한 인공지능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고, 인공지능 윤리 선언을 학생들과 함께 만들고 제창하는 과정을 포함했다. 자신이 만든 챗봇의 데이터와 콘텐츠는 윤리적으로 만들고 사람들의 삶을 이롭게 하도록 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우리 팀이 생각한 것보다 더 멋지게 활용되는 것을 보고 놀랐고 SNS 댓글에 수업이 재밌었다고 남기는 학생을 보며 힘을 냈다.


최근 적용 사례

최근에는 더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교육이 아니라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챗봇을 만들어 보면서 정리하는 융합수업이었다. 과학시간에 배운 소리와 파동에 대해 물어보면 인터넷 관련 콘텐츠를 찾아주는 웹사이트 정보 안내 봇이나 영어시간에 배운 문법 퀴즈를 내는 퀴즈 봇, 과정과 결말이 다양하게 바뀌는 독자가 선택하여 이야기가 진행되는 머드게임봇까지 교과 수업내용과 연계한 시도들이 있었다. 정보교육이나 이공계가 아니라 영어 선생님, 국어 선생님도 챗봇을 만드는 과정과 결과물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적용을 한 것이다 보니 더욱 기쁘고 챗봇의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챗봇 만들기를 해커톤 형태로 진행하겠다고 하는 학교도 나타났다. 


챗봇 만들기의 교육 관점에서의 미래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시도가 우리가 제안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고민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래 수업 준비와 행정으로 바쁠 텐데도 시간을 내어 배우고 시도하는 멋진 선생님들이 많다. 선도적으로 시도하는 선생님들 덕분에 더욱 좋은 레퍼런스가 많이 생길 것이다.


챗봇 만들기는 여러 가지가 융복합된 활동이다. 챗봇을 만드는 과정에는 사용자가 있고, 기획이 있고, 캐릭터 디자인과 콘텐츠 디자인이 있다. 텍스트를 입력하고 테스트하는 시행착오적인 훈련 과정이 있고 기본적인 데이터 탐색, 컴퓨터 활용 숙련도가 높아진다. 데이터를 다루는 것이 익숙해지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기본적인 디지털 리터러시가 향상된다. 무엇보다도 "너 누가 만들었어?"라고 했을 때 "OOO 박사님이 만들었어~"라고 이야기하는 인공지능 챗봇을 보면서 느끼는 성취감은 다른 경험을 통해 얻기 힘든 챗봇 만들기 만의 맛이다. 


음악은 리코더로 체험하고, 미술은 크레파스로 체험한다면 인공지능은 챗봇으로 체험할 수 있지 않을까?



https://bit.ly/3ryfg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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