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세일즈 분야에서 챗봇의 활용
2017년 페이스북에서 발표한 챗봇 시나리오는 고객센터가 문의 응대가 아니라 꽃배달 주문 서비스였다. 꽃배달 서비스는 전통적으로 전화를 받아서 주문 접수를 받았는데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자동'으로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거창하게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고 소셜미디어에 홍보 자원을 집중하고 챗봇을 통해 온라인 주문을 받을 수 있다! 라는 방향을 제시했던 것이다.
세월이 지난 2021년 현재는 전화를 걸면 음성 챗봇이 예약 접수를 받는다.
이를 테면 인터넷 설치 신청을 하려고 통신사에 전화를 하면, 음성 챗봇이 상담원 연결 전에 집주소를 불러달라고 한다. 주소를 불러주고 나면 상담원과 연결되고 상담원은 주소 외의 것들만 접수받으면 된다. 언뜻 듣기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고객이 상담원에게 주소를 불러주고 받아적는 상황은 생각보다 서로 시간을 많이 쓴다. 이를 테면 중앙동 같은 경우 지역마다 있다. 여기 중앙동인지 저기 중앙동인지 확인해야 한다. 길음이라는 지역명은 아는 사람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기름'? 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주소를 잘 알아듣는 솔루션을 이용하면 이와 같은 시간 지연을 막을 수 있다.
주문은 마케팅 퍼널로 보면 꽤 안쪽으로 들어온 상황이다. 주문에 앞서 챗봇으로 홍보를 하거나 리드를 생성하는 경우도 있다. 홍보 영역부터 살펴보자.
메타버스 공간에 회사 포트폴리오를 소개하는 홍보관을 만들고 여기서 회사에 대해 궁금한 사항을 챗봇에게 물어볼 수 있다. 그루브웍스의 개더타운 홍보관에서는 중앙에 챗봇에게 다가가 'x'버튼을 누르면 챗봇과 대화가 시작된다.
메타버스 공간에는 캐릭터들이 존재하고 이 캐릭터들과 상호작용을 1방향 안내가 아닌 상호작용이 가능한 챗봇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구현한 형태이다.
NH농협캐피탈에서는 장기 렌터카 상품을 소개하고 간단한 견적과 함께 세일즈 리드를 생성하는 챗봇(모바일 전용)이 있다.
관심 있는 차량을 선택하고 옵션을 고르면 간단한 견적과 함께 영업 상담이 접수된다. 말 그대로 가상공간에서 동시에 여러 명과 상담을 하는 디지털 직원이다.
최초로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은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예를 들면 우쿨렐레에 입문하는 사람이 악기 매장에 가면, 악기 판매 직원이 고객의 성향을 물어보고 상품을 추려서 추천해준다. 이와 같은 경험을 디지털 공간인 온라인 쇼핑몰로 가져온 경우도 있다.
연주자의 신체적 특징, 선호하는 음향, 목재에 따라 적절한 상품을 보여준다. 상품을 추천해주는 영업사원의 노하우가 고스란이 담겨있다. 귀여운 캐릭터와 말투로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이와 같이 챗봇은 대화 노동에 속하는 문의 응답, 간단한 추천과 접수 중 단순하고 반복적인 영역에서 활약할 수 있다. 앞서 정리한 고객센터, 업무시스템뿐만 아니라 고객이 최초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나는 영역인 마케팅/세일즈 영역에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챗봇은 디지털 공간에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변경이 가능하고 사람들과 대화한 이력 데이터를 분석한다면 사업 추진에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아직까지는 당연히 명함이나 홈페이지와 같이 기업에서 당연히 보유해야 하는 솔루션은 아니라고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판보다 음성인식을 먼저 배우고 초등학교 때부터 정보화 교육을 받고 있는 지금의 Z세대들은 기다림 없이 빠르게 그리고 재미있게 정보를 제공받고 접수 처리를 하고 싶어 할 것이다.
당장 도입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간단히 테스트를 해보고 기업에서 어떤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것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