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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작가 Feb 14. 2024

죽음

죽음을 쓰는 소설가

죽다 : 생명이 없어지거나 끊어지다.
죽음 : 죽는 일,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을 이른다.


안다, 유쾌한 주제가 아니라는 것은.

특히나 시작점으로 두기에는 초 치기 딱 좋은 소재란 것도.

하지만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는

그 어떤 것도 시작할 수가 없다.

죽음은 우리가 돌아가야 할 근원이다.


나는 스스로를 '죽음을 쓰는 소설가'라고 칭하고 있다.

단순히 보면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뤄서 그런 것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잘 죽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런 듯하다.


사전에서는 죽음이 마치 삶의 끝인 것처럼 설명한다.

내 생각은 다르다.

우리는 죽음이라는 시작점에서 출발해 삶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다시 죽음에게로 돌아간다.

그래서 삶은 원 모양이다.

원에는 딱 정해진 시작도, 끝도 없다.

불교적 관점이나 종교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로 이 원 모양의 삶 때문에 나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때로 죽음은 갈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것은 죽음이 안락한 도착지점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린 죽음에 가면 다시 삶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러니 어차피 가야 할 죽음까지, 되도록 '잘 살아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잘 살면, 잘 죽을 수 있다.

잘 죽으면, 제법 잘 산 삶이라고 할 수도 있다.


나는 소설 속에서 죽음에 다다르는 인간의 삶을 각양각색으로 보여주고 싶다.

수많은 감정과 복잡한 관계와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

매력적인 죽음들이 이야기 속에서 나를 기다린다.

나는 죽음을 쓰는 소설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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