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모임의 시작은 신수정 대표가 페이스북에 쓴 글이 도화선이 됐다. 일평생 열심히 일했지만 50대의 중년이 되어 다시 새로운 도전 앞에 서야 하는 당황한 인생들. 고민도 비슷하고 서로의 용기와 격려도 필요할 것 같아 '극I'인 내가 다시 한 번 용기를 냈다. 그리고 역시나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2.
두 분을 만났다. 한 분은 개인사업자로 빅 데이터 관련 프로젝트를 하고 계신다. 다른 한 분은 맥주 수입 회사의 마케팅 담당 부장으로 일하고 계셨다. 한 분은 독립한지 4년차, 또 다른 한 분은 한 번 창업을 했다가 실패하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 5년째 일하고 계신다고 했다. 고민은 비슷했다. 최소 70까지 일해야 하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3.
사실 업종도 관심사도 일하는 환경도 다른데 말이 통할까 걱정도 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우리는 1시간 반동안 밥도 안 먹고 신나게 떠들다가 독서 모임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우리 세대에 도움이 되는 책을 매개로 수다와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물론 이 모임은 그 쓸모가 없다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4.
세상이 흉흉하다. 작년과 올해가 또 다르다고 하는데 언제는 좋았나 싶다가도 주변 얘기를 들으면 '헉'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먼저 독립한 사람은 월급 없이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가기가 버겁고, 아직 독립 전인 사람은 바쁜 회사 생활에 미래를 준비할 여유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매일 한다.
5.
이 모임을 제안하자 10여 명이 단톡방에 모였고 그 중 단 3명이 오프 모임에 나왔다. 원래는 4명이었으나 장대같은 비를 뚫고 버스를 탔는데 한 명이 못온다고 한다. 최악의 경우 아무도 나오지 않을 것을 각오하고 모임 장소로 향했다. 하지만 그 비를 뚫고 와 준 분들이 계셨다. 사실 이 모임이 뭐라고, 내가 누구라고 올지 말지를 강요할 수 있을까.
6.
그래도 막상 만나고 모니 역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비슷한 또래의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큰 위안과 위로가 된다. 그 짧은 시간에 우리는 몇 가지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도 주고 받았다. 그런데 나는 알고 있다. 이런 모임의 생명은 참석자들간의 신뢰와 진정성이 생명이라는 것을.
7.
개인적인 목적을 가지고 참석하는 사람은 철저히 가려내려 한다. 신분과 배경이 확실한 사람들의 추천 형식으로 모임을 넓혀가고자 한다. 적어도 모임 내에서는 '독서'를 통한 솔루션에 집중하려고 한다. 사실 다음 모임이 가능할지도 예측이 불가하다. 그래도 나는 용기를 내보려 한다. 내게 한 가지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책으로 옮기는 것이다.
8.
그러니 혹이라도 이런 모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용기를 내주시기 바란다. 당장 8월부터 와인 한 잔 나누며 책을 매개로 4050의 고단한 삶을 서로 나눌 시간을 만들어보려 한다. 다른 목적 없이 공감할 수 있는 분들만 함께 하셨으면 좋겠다. 다른 목적이 있다면 그에 맞는 모임을 찾아가는 것이 옳다. 위기의 시대다. 연대가 필요하다. 그런 생각에 동의하는 당신이 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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