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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책은 무엇이 다를까?

"속상한 일이 많은 하루였는가? 그럼 당신은 누구에게 전화하겠는가? 직장에서 거래를 망쳤거나, 배우자와 언성을 높였거나, 일이 지독하게 풀리지 않아 지쳤다면 누구에게 토로하고 싶은가? 힘든 일이 있을 때 기분을 풀어주고, 복잡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게 돕고, 상심한 순간이든 기븐 순간이든 함께 나눌 수 있다고 생각되는 누군가가 주변에 있지 않은가.


그럼 이제 다시 묻겠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사람이 당신의 삶에서 가장 웃기는 사람이던가? (아마 아닐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오히려 남들보가 많이 웃는 편일 것이다.) 아니면 당신이 아는 가장 흥미롭고 똑똑한 사람이던가? (오히려 그와 얘기하고 나면 나 자신이 더 똑똑해진 기분이 들 거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혹은 남을 즐겁게 하거나 자신감이 넘치거나 최고의 조언을 주는 사람이던가? (아마 답은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통화를 끝내고 나면 왠지 마음이 차분해지고 집중하게 되고 올바른 선택에 가까워진 기분이 들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의 어떤 행동이 당신을 그렇게 기분 좋게 만들었을까? 나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 찰스 두히그, '대화의 힘' 중에서...




나는 정기적으로 요즘 잘 팔리는 책들의 서문을 집중적으로 읽는 시간을 가진다. 이유는 한 가지다. 사람들이 왜 이 책에 끌렸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늘 한 가지 사실을 깨닫곤 한다. 그것은 좋은 책의 조건과 좋은 브랜드의 조건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 '대화의 힘'을 읽으면서 찰스 두히그의 스토리텔링 능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사실상 영어권의 논픽션 저자들 모두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들은 아주 평범하거나, 혹은 아주 특별한 이야기로 서두를 시작한다. 마치 무엇에 홀린 듯 책에 빠져들게 된다. 나는 늘 그 비결이 궁금했다. 그리고 그 비빌의 브랜딩의 원리와도 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 '대화의 힘'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다룬다. 평범한 내용이다. 하지만 찰스 두히그가 손을 대는 순간 이 평범한 이야기가 '특별해진다'. 다소 뻔해 보이는 대화의 기술이 CIA를 통해 세계의 평화를 위해 일하는 스파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재능이라는 순간을 알게 되는 순간 자세를 고쳐 앉고 책을 읽게 된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없는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혹 있더라도 소수일 것이다. 우리는 늘 다른 사람들도 만들고, 다른 사람들도 제공하는 서비스로 돈을 벌어야 한다.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해진다. 평범한 제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기술이 필요해진다. 이를테면 '컨셉' '아이덴티티' '전략' '스토리텔링' 같은 것들이다.


어떤 디저트 가게는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흰색 부채를 나눠주었다. 그리고 색색의 펜으로 마음껏 그림을 그리게 했다. 가게에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흰 접시를 나눠주고 역시 재량껏 그림 솜씨를 자랑하게 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자신의 SNS에 업로드했다. 저도 모르게 이 디저트 가게는 그 그림의 배경으로 유명해졌다. 그저 평범한 펜과 부채, 그릇 하나로 말이다.


업이 업인 만큼 나는 팔리는 책을 만들기 위해, 팔리는 제품과 서비스가 되도록 돕기 위해 늘 고민과 생각을 쉬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깨닫게 된다. 이런 크리에이티브와 전략은 남과 다르게 보고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능력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이것이 평범함에서 비범함을 만들어내는 비결이다. 그리고 이 재능이 세상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대가 되었음을 절실히 깨닫는다. 누군가 어느 시대보다도 돈 벌기 쉬운 세상에 되었다는 얘기는 바로 이런 깨달음에서 나온 이야기일 것이다.


p.s. 어떤 분이 인용글 하나라도 출판사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한 마디 덧붙인다. 저작권법상 주된 내용을 보완하는 형태로 일부 내용을 인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 잘못된 것이라면 언제든 연락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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