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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토니오 Jan 04. 2023

도시에서 사는 나무들

가을이 저물어가던 중 오랜만에 홍릉을 가고자  회기로를 걷다가 길 건너 가로수가 보였다.

전형적인 서울 구도심의 전형적인 가로수길이었다

그리 높지 않은 주변의 건물보다 키가 큰 가로수로 무심한 듯 조성됐기에 오래된 도로임을 말없이 보여 주고 있었는데..


은행나무와 포플러 나무 사이에 비집게 들어선 인공 장치인  CCTV와  이정표를 위한 회색의

 구조물이 보였다.

구조물은 도로 관리상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간격이 문제였던지라 좌측의 은행나무와 우측의 포플러나무의  영역다툼(?)이 치열해 왔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결국 조금 더 가까운 우측의 포플러는 나무의 기본인 수직 성장을 포기하고 우측 상향 성장을 선택하였다.


하늘을 향해 곧게 크지 못하고 우측으로 성장을 하게 되자 성장에 대한 욕심을 부리면 안 되었을 것이다.

무성한 가지를 만들어내면  그것의 무게 부담으로 가지는 부러질 수도 있으며, 그러다 보면 결국 가로수는 퇴출될 수 있기에 매년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조금씩 성장을 해왔을 것이다.


도심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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