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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 May 08. 2020

아침밥이란 무엇인가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이다혜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이다혜, 세미콜론, 2019,  (187p)


세상에 조식을 주제로 해서 엮은 다른 한 권의 책이 있다면 추천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글들의 매력을, 읽어갈 때의 기쁨을 계속해 느낀다. 조식에 대한 글을 이렇게나 풍부하게 쓸 수 있다니!

자타칭 '카페인 쓰레기'인 내가 가장 공감되었던 부분은 초반부 에피소드 중 하나였다. 가장 달콤한 아침 식사는 밥도 아니고, 빵도 아니고, 잠이라고 말하는 사람... 순간 이입 확 됐다


p.48

잠이냐, 아침이냐.

고백하건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침식사는 잠이다. (...)

왜 잠은 밤보다 아침에 더 달아요? 아침잠은 왜 이렇게 맛있어요?



그는 조식을 주제로 아직 눈을 못 뜬 채 마시는 모닝 카페인을 말하고, 길거리 토스트를 말하며 주로 토스트를 먹던 청소년 시절로 돌아가고, 가족과 함께하는 밥상 문화의 관념을 뒤엎고, 일상에서 조금 벗어난 기내식과 병원식에서의 아침을 보여준다.







‘사랑이라고 부르든, 사랑의 노동이라고 부르든, 희생이라고 부르든,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면 아침상을 차리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일‘인 적이 없었다고 해서 내가 노력 없이 얻었던 애정과 수고, 건강의 가치를 모르지는 않는다. 어머니와 같은 삶을 살아야만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조식을 소재로 풍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재미난 에피소드를 말할 수 있는 것뿐 아니라 

같은 음식이라도 그 안에서 다른 면을 찾아낼 수 있는 눈이 있기 때문이다. 


책이 작고 가벼워 자투리 시간에 에피소드 한 편씩 읽어보는 것도 나름 쏠쏠한 재미다. 

세미콜론의 띵 시리즈는 이다혜 작가의 조식을 주제로 한 글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여러 주제의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책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을 읽으며, 

나도 조식으로 글을 쓴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가 떠올려 본다. 


조식이 가져다주는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결국에는 기분 좋게 남은 조식의 느낌을 더듬게 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어떤 조식의 순간이 가장 인상에 남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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