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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Feb 28. 2021

Day 02282021 봄에 잠깐 피는 꽃

제주_살아보기


태풍 같던 바람이 어느새 잠잠해졌다.


아침,

햇볕이 주는 따뜻함과 공기가 주는 상쾌함에 마음이 동요된다.

저 멀리 바다에는 며칠째 조업을 못 했던 배들이 북적였다.


2월 초 집 앞 밭에는 붉은 흙이 지천이었다.

생명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

생각해 보니 유채꽃은 2월 초부터 이미 노란 꽃망울을 터트렸다.


그래도,

밭은 여전히 황량했다.

오늘 붉은 밭은 초록과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정확한 꽃 이름은 알지 못해 그냥 들꽃이라고 이름 지었다.


원래 본연의 이름이 있을 터인데,

그냥 들꽃이 잘 어울린다.


이 꽃은

봄의 시작을 알리고,

봄의 끝을 보기 전 그 모습을 감춘다.


정말 봄에 잠깐 볼 수 있다.

짧은 순간, 생명의 시작을 알려주고 본인의 역할이 끝나면

미련 없이 꽃잎을 떨군다.


나도 이 꽃처럼 제 역활을 다하고 미련 없이 떠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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